[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고사 직전인 케이블방송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미 전체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10곳 중 8곳이 적자지만, 뾰족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급격한 스트리밍 전환, 제작비 상승, 광고 시장 축소 등의 복합적 위기로 인해 전통적인 방송미디어 산업의 역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인데요. 방송업계 근간이 무너지고 있는 만큼 뿌리부터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케이블방송이 10년 넘게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케이블 방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1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료방송, 계속되는 적자에 부채비율 92%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이 지난 9월 발표한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비상 경영 진단'에 따르면 전체 SO 14곳 중 3곳을 제외한 11곳이 적자 상태에 빠졌습니다.
케이블방송 1~3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라는 것인데요. 업계 상위권을 다투는 곳은 모두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관련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도 -6.7%로 심각한 수준인데요. 하락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2028년까지 SO 가입자는 1.2%로 줄고, 방송수신료 매출액 역시 연평균 6.7%로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또 지난해 케이블방송 업계의 부채비율은 91.7%로 급등해 SO의 재무적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도 진단했습니다.
이는 지난 5월에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서도 알려진 사실인데요.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MSO의 방송 부문 영업 이익률은 2018년 12.6%, 2019년 11.1%, 2020년 5%, 2021년 2.5%, 2022년 1.2%입니다.
2022년을 2018년과 비교하면 11.4%포인트 하락한 셈입니다.
같은 시기 영업이익은 2000억원 이상 감소했습니다.
업계의 영업이익은 2013년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케이블방송에 대한 지원이나 규제 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더불어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케이블방송 등 유료방송 가입자는 더욱 정체될 것이란 것이 업계의 목소리입니다.
케이블방송 업계는 정부의 지원에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로고. (이미지=연합뉴스)
정부, OTT에 1조 투자…"케이블방송은 전무"
이런 가운데 정부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글로벌 개척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경쟁 심화로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유입니다.
그러나 케이블방송은 10년 넘게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지원금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케이블방송을 둘러싼 규제도 많아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케이블방송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자는 논의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데요. 지난달에는 '2024 방송미디어 결산과 2025 전망 토론회', 지난 11월에는 한국케이블TV방송기자협회(KCJA) 주관으로 '지역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케이블TV 지역채널 지원 방안 토론회' 등이 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케이블방송의 생존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완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합니다.
권역사업자로서 케이블TV가 지역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강승규 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까지 정부 차원으로 케이블방송에 지원은 가시적인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더불어 OTT는 광고 및 편성 규제를 거의 받지 않지만, 케이블방송에는 규제가 일반 방송과 거의 비슷해 규제 완화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케이블방송이 지역밀착형 매체로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