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고객센터 이용약관 청소년정책 개인정보처리방침 광고안내
ⓒ2025 DreamWiz
뉴스 > 경제 (통신강국 허상)①5G SA 수년째 답보…R&D도 제자리걸음
국내 통신 경쟁력이 6G 시대에는 뒤처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5G 최초 상용화 업적 달성 이후 5G에 대한 투자가 뒤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기적절한 투자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데요. 국내 통신산업의 2025년 현주소에 대해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통신산업엔 그간 다채로운 수식어가 붙곤 했습니다.

휴대폰 보급화 시대를 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2019년에는 5G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도 달았습니다.

하지만 추가로 자랑스런 수식어가 더해질지는 의문입니다.

국내 통신산업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장은 5G 단독규격(SA)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5G 경쟁은 비단독모드(NSA)에 집중돼 있습니다.

 국내 통신사들의 연구개발(R&D) 투자도 정체됐습니다.

통신 강국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던 과거와 달리 산업 역동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엘지가 발간한 모빌리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말까지 세계 300여개 통신사 중 60개 이상의 통신사가 미드밴드 스펙트럼에서 공공 5G SA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거나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북미, 중국, 동남아시아, 호주에서는 2020~2022년에 초기에 대규모 구축이 이뤄졌고, 현재 라틴 아메리카, 걸프협력이사회(GCC) 국가, 남아프리카에서도 구축이 진행 중입니다.

유럽에서는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을 포함한 10개국 이상에서 상용화가 시작됐습니다.

 

 

2020년 KT 직원들이 경기도 파주산업단지의 상용망에 구축된 5G SA 네트워크를 시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5G SA는 5G 어드밴스로 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꼽히지만, 국내 통신3사 중 5G SA 전국 상용망을 구축한 곳은 KT(030200) 한 곳뿐입니다.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5G NSA 기반으로 통신망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 중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000660) 공장에 기업 간 거래(B2B)용으로 5G SA를 제한적으로 도입하는 데 그쳤습니다.

 

 

5G SA는 기지국과 코어망 모두 5G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데이터 송수신과 인증·제어신호 처리가 모두 5G망에서 작동해 LTE 네트워크 자산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지연시간을 단축해 더 빠른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고, 네트워크 슬라이스를 보다 민첩하게 생성할 수 있습니다.

반면 NSA는 5G와 LTE를 혼합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5G SA가 기술 진화 측면에서 필수요건으로 꼽히지만, 국내 통신사들은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요.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5G 전국망이 완성됐지만, LTE가 커버리지 측면에서 더 넓기 때문에 5G 주파수와 LTE 주파수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NSA 방식이 이용자 체감 속도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국내에서 아직 5G SA 수요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신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통신서비스 진화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는 최근 연구개발 투자 추이에서도 확인됩니다.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용 집행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통신3사 중 R&D에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최근 5년 R&D 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액 대비 2% 수준에 불과합니다.

2021년 매출액의 2.23%인 3477억원을 R&D에 투자했던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입된 R&D 투자비는 2931억원 규모입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보다 더 적은 규모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KT는 매해 2000억원 수준을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매출액의 0.8~0.9%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자된 금액은 1521억원인데요. 이는 매출액의 0.77% 수준입니다.

LG유플러스는 매해 R&D 투자비를 늘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매출액 1%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R&D 투자비는 998억원이었는데요. 매출액의 0.92%로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설비투자도 감소추세입니다.

통신3사의 합산 설비투자는 2019년 9조5900억원, 2020년 8조2700억원, 2021년 8조2000억원, 2022년 8조1700억원, 2023년 7조33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에도 감소추세는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통신3사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국내 통신산업이 차세대 경쟁에서 밀릴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공지능(AI)으로 투자 전환을 선언하면서 통신 관련 투자는 더 뒤처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약 20여년 전 KT·SK텔레콤·LG텔레콤 시절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을 2%로 키우며 NTT·도이치텔레콤·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 등 글로벌 통신사들의 연평균 R&D 투자 비율인 1.2~1.5%를 웃돌면서까지 글로벌 기술 경쟁을 해왔던 것과도 대비됩니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집단에서는 국내 통신사들이 본질에 대한 투자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방효창 두원공대 교수는 "모든 기업들이 AI에 투자를 하고 있는 형편이고, AI에 집중하다 보니 본연 업무인 통신인프라 확대에는 상대적으로 덜 투자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보여진다"면서도 "본질에 더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지은 기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