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국내 주요 은행장 임기가 한 달 가량 남은 가운데 연임 시나리오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부통제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반복적이고 규모가 큰 부당대출과 배임, 횡령 등 사고가 터진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경우 경고등이 켜진 상태입니다.
호실적에도 연임 경고등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현재 차기 행장 인선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대 은행장들 임기는 모두 올해 말까지입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올해부터 적용되면서 시중은행장 선임 시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합니다.
현재 인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은행권 수장들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장 모두 경영 실적면에서는 연임에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5대 은행의 3분기 누적 기준 총 순이익은 12조688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6% 늘었습니다.
연임 여부는 내부통제 부문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부터 책무구조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은행장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당국이 올해 대형 금융사고가 빈발하자 내부통제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로 하면서 연임을 해도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책임론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거취가 주요 관심사로 꼽힙니다.
우리은행은 홍콩H지수 ELS 사태를 피해갔지만 연이은 횡령 등으로 고초를 겪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검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조 은행장을 피의자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내부통제 실패에 검찰의 피의자 적시로 조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사실상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임 여부를 고심하던 이사회 또한 새로운 은행장 선임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내부통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또한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농협은행은 올해에만 6차례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지난달 국정감사를 앞두고도 140억원대 금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 5월 '내부통제 및 관리책임 강화방안' 발표를 통해 중대사고로 물의를 빚은 계열사 대표에 대한 연임 제한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장의 연임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승열 하나은행장·조병규 우리은행장·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각 은행)
실적·리더십 필수…성장 전략도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5대 은행 가운데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탈환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한은행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어난 3조1028억원을 기록해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정 은행장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상 문제로 물러나며 갑작스럽게 행장에 올랐지만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입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또한 연임 여부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은행권의 평가가 나옵니다.
작년 취임을 하자마자 최대 순이익인 3조4766원을 기록했고 올 3분기에는 분기 기준 첫 1조원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로 고초를 겪긴 했지만 타은행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빠르게 손실을 메우며 실적 순항을 이어갔습니다.
이외에 최근 2년간 횡령과 배임, 부정 대출 등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내부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올해 3년차 임기를 지내고 있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올해 3분기 1조1120억원의 순이익을 끌어내며 실적 부문에서 성과를 냈습니다.
견조한 핵심이익 성장과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 등으로 호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다만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현 KB뱅크) 부실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연임 여부가 안갯속입니다.
주요 지방은행장들 또한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내달 말, 방성빈 BNK부산은행장과 예경탁 BNK경남은행장은 내년 3월 말에 임기가 종료됩니다.
경영·재무적 성과에서는 임기 연장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JB금융지주(175330) 산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각각 2511억원, 1732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대비 실적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또 광주은행은 차기 광주 시금고 운영기관으로 지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고 은행장과 백 은행장은 연임을 이어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BNK금융지주(138930) 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경남은행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9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급증했습니다.
또 작년 9월 울산광역시에 이어 지난 9월 창원특례시 1금고를 지켜냈습니다.
부산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84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부산광역시 1금고를 사수해냈습니다.
다만 최근 지방은행의 업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지방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를 아직은 확신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지방은행 당면 과제로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수장들의 임기 만료가 내달 말일 모두 종료되는 가운데 연임 여부에 내부 통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진은 서울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newstomato.com | 문성주 기자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부통제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반복적이고 규모가 큰 부당대출과 배임, 횡령 등 사고가 터진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경우 경고등이 켜진 상태입니다.
호실적에도 연임 경고등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현재 차기 행장 인선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대 은행장들 임기는 모두 올해 말까지입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올해부터 적용되면서 시중은행장 선임 시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합니다.
현재 인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은행권 수장들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장 모두 경영 실적면에서는 연임에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5대 은행의 3분기 누적 기준 총 순이익은 12조688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6% 늘었습니다.
연임 여부는 내부통제 부문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부터 책무구조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은행장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당국이 올해 대형 금융사고가 빈발하자 내부통제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로 하면서 연임을 해도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책임론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거취가 주요 관심사로 꼽힙니다.
우리은행은 홍콩H지수 ELS 사태를 피해갔지만 연이은 횡령 등으로 고초를 겪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검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조 은행장을 피의자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내부통제 실패에 검찰의 피의자 적시로 조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사실상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임 여부를 고심하던 이사회 또한 새로운 은행장 선임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내부통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또한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농협은행은 올해에만 6차례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지난달 국정감사를 앞두고도 140억원대 금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 5월 '내부통제 및 관리책임 강화방안' 발표를 통해 중대사고로 물의를 빚은 계열사 대표에 대한 연임 제한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장의 연임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승열 하나은행장·조병규 우리은행장·이석용 NH농협은행장. (사진=각 은행)
실적·리더십 필수…성장 전략도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5대 은행 가운데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탈환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한은행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어난 3조1028억원을 기록해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정 은행장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상 문제로 물러나며 갑작스럽게 행장에 올랐지만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입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또한 연임 여부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은행권의 평가가 나옵니다.
작년 취임을 하자마자 최대 순이익인 3조4766원을 기록했고 올 3분기에는 분기 기준 첫 1조원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로 고초를 겪긴 했지만 타은행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빠르게 손실을 메우며 실적 순항을 이어갔습니다.
이외에 최근 2년간 횡령과 배임, 부정 대출 등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내부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올해 3년차 임기를 지내고 있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올해 3분기 1조1120억원의 순이익을 끌어내며 실적 부문에서 성과를 냈습니다.
견조한 핵심이익 성장과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 등으로 호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다만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현 KB뱅크) 부실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연임 여부가 안갯속입니다.
주요 지방은행장들 또한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내달 말, 방성빈 BNK부산은행장과 예경탁 BNK경남은행장은 내년 3월 말에 임기가 종료됩니다.
경영·재무적 성과에서는 임기 연장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JB금융지주(175330) 산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각각 2511억원, 1732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대비 실적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또 광주은행은 차기 광주 시금고 운영기관으로 지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고 은행장과 백 은행장은 연임을 이어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BNK금융지주(138930) 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경남은행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9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급증했습니다.
또 작년 9월 울산광역시에 이어 지난 9월 창원특례시 1금고를 지켜냈습니다.
부산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84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부산광역시 1금고를 사수해냈습니다.
다만 최근 지방은행의 업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지방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를 아직은 확신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지방은행 당면 과제로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수장들의 임기 만료가 내달 말일 모두 종료되는 가운데 연임 여부에 내부 통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진은 서울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