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보이지만 경제와 정치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경제는 정치에 영향을 받고 정치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죠. 가까운 예로는 미국 대선이 끝나자 정치적으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나라의 주식 시장과 환율이 요동치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대선을 바라보면 카멀라 해리스가 유권자들에게 외면받은 이유는 분명해집니다.
해리스는 조 바이든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인물인데요. 바이든 정부는 미국 내에서 진보적인 정당으로 불리는 민주당 인물이자, 서민 경제를 위한 공약을 내걸었죠. 그러나 실제 바이든정부에서 부자감세 등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바이든정부는 출범 전부터 이전 정부인 트럼프 정부에서 시행했던 부자감세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자감세를 철회해 이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미국의 고질적인 문제라 불리는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죠. 그러나 바이든정부는 요란했던 공약과 달리 실천에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이런 문제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쉽게 보이는데요. 당시 보수정권이었던 레이건 대통령 때 최고 소득세율이 70%에 달했습니다.
이후 H.W.부시가 정권을 잡으면서 28%까지 끌어내립니다.
그다음은 민주당 출신의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다시 39.6%까지 소득세율을 높입니다.
그러나 이어진 부시정권에서 다시 35%로 끌어내리고 오바마정권에서도 클린턴정부 수준에 세율을 올리는 데 그치게 됩니다.
이 결과 미국 성인 중 하위 50%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두 번의 레이건 정부를 거치면서 20.08%→16.85%로 떨어지고, H.W.부시(16.0%), 클린턴(15.06%), W.부시(14.29%), 오바마(13.15%→12.95%), 트럼프(13.7%), 바이든(13.44%)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공화당정권에서 하위 50 소득이 더 높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추세 속에서 보면 하위 50%는 하위 50%한테 민주당이 정치적인 효능감을 주지 못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실제 부자 증세를 주창했던 바이든정권은 트럼프 정부가 21%까지 끌어내렸던 증세에 전혀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대선 결과는 우리의 정치에도 교훈을 주는 셈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소득 격차보단 자산의 격차가 큰 나라입니다.
그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죠. 그렇기 때문에 '집값'에 민감한데요. 어느 정부도 부동산 정책에 실패하면 국민들은 바로 등을 돌리게 되는 경우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현대사에서 진보 정권이라 불린 노무현정권부터 문재인정부까지 공통점은 모두 부동산 정책에 실패를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경제학자들은 민주당에서 정권 연장을 이루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서민을 바라보며 정치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중요한 정책 기조를 바꾸기엔 역량 혹은 용기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요.
18일 국내 한 부동산 플랫폼 업체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84∼85㎡(국평) 아파트의 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는 지난달 2일 60억원에 거래된 래미안원베일리라고 밝혔다.
사진은 한강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