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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맨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뉴시스)

 

미디어의 확산과 거대한 정보의 양, 정책의 복잡성에 따라 각각의 유권자들이 개별적 판단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개별 정책의 상세한 내용을 토대로 합리적 결정을 내린다는 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정치가 유권자에게 보여주는 '이미지'는 선거에 유의미하게 작용합니다.

정치인에게 이미지라는 건 그 자체로 전략이고 메시지입니다.

 

 

선거에서 정치인의 패션과 말투, 행동 등은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정치인이 선택하는 장소 역시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때론 이미지가 선거의 당락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당정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됐던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면담'이 국민에게 보여 준 이미지는 낙제점이었습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만났습니다.

통상 정치인들의 노타이는 권위와 격식을 내려놓기 위한 이미지 전략입니다.

넥타이 색은 정치적 메시지를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한데,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권위를 내려놓고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오점은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 산책 후 들어간 실내에서 발생했습니다.

실내에서 진행된 면담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정진석 비서실장이 참석했는데요. 직사각형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윤 대통령 맞은편에 한 대표와 정 비서실장이 나란히 앉았습니다.

이를 두고 '검찰청 취조실'을 연상시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집권 여당 대표를 부하 검사 대하듯 깎아내린 것뿐 아니라, 양팔을 벌리고 한 대표를 바라보는 윤 대통령의 표정이 취조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만남 때 동일선 상에 앉았던 것을 비교하면, 한 대표는 정 비서실장과 동일선 상에 있던 겁니다.

 

또 한 대표 측에서 '원탁'을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이 이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특히 대통령실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는데 원형 테이블을 요청하는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 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해명은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로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은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원탁에서 면담했고,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대형 테이블에서 독대했습니다.

 

 

논란을 스스로 자초한 셈입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빈손 회담은 사진 한 장에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고작 테이블 하나와 구도가 보여준 이미지가 현재의 당정관계를 보여준 겁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newstomato.com |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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