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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삼성 위기설)②파운드리 위기지만 2나노서 기회
[뉴스토마토 이재영 선임기자·박혜정 인턴기자] TSMC의 독점력이 강해진 파운드리 경쟁에서 삼성이 반전을 노립니다.

2나노 단계서 TSMC가 삼성이 먼저 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채택합니다.

양산이 빨랐던 삼성은 수율과 품질 면에서 앞설 수 있어 TSMC에 만회할 기회도 열립니다.

이런 위기 해법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이라고 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과 상통합니다.

하지만 고객사 설계 영역에서 경쟁하며 파운드리를 외면받는 구조적 문제가 상존합니다.

이에 시장에선 파운드리 분사설도 제기됐지만 이 회장은 “관심 없다”고 일축하며 정면돌파할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삼성의 GAA 시련, TSMC도 겪을까

 

23일 삼성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이 외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밝힌 대로 삼성은 종합반도체로서의 길을 고수합니다.

종합반도체로서 파운드리가 성장하는 길은 사실상 하나뿐입니다.

삼성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해 고객사가 의존하도록 만드는 방법입니다.

그 맥락에서 기술만 강조했던 이 회장의 의중도 읽힙니다.

 

적자 늪에 빠진 삼성 파운드리가 만회할 기회는 다가옵니다.

지난 17일 TSMC는 올 3분기 매출이 36% 증가한 236억 달러(약 33조원)를 기록했습니다.

TSMC는 3나노, 5나노와 같은 선단(첨단)공정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이 92%에 달합니다.

내년 주요 팹리스 기업들의 제품은 모두 TSMC에 제조될 계획으로 삼성의 입지가 더 좁혀질 형국입니다.

 

그런데 내년 TSMC는 2나노 공정에서 GAA를 처음 시도합니다.

공정 특성상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수율이 낮아지고, 그에 따라 비용이 오르게 됩니다.

GAA에 먼저 진입한 삼성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생깁니다.

삼성은 지난해 6월 GAA 기반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2025년엔 2나노, 2027년엔 1.4나노 양산에 GAA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앞서 양사가 3나노에 진입할 땐 TSMC가 기존 핀펫 기술을 고수해 안정된 수율과 가격경쟁력으로 삼성에 경쟁우위를 확보했습니다.

GAA가 핀펫보다 전력 소모나 성능 면에서 우수했지만 삼성이 수율 확보의 어려움을 겪은 사이 고객사가 이탈했습니다.

2나노에선 이와 정반대로 TSMC가 GAA 신기술의 어려움을 거쳐야 합니다.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에서 글로벌 팹리스 고객, 파트너사 등 참석자들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정은승 사장의 기조 연설을 듣고 있다.

2019.05.15. (사진=뉴시스)

 

“세컨소싱 필요해도 삼성 외면하는 실정”

 

하지만 삼성의 파운드리 위기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종합반도체로서 퀄컴과 애플 등 고객사의 설계 영역을 침범하고 있어 파운드리 외주를 맡기기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비슷한 구조적 문제를 인텔도 겪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위기에 빠졌습니다.

인텔 역시 설계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입니다.

인텔은 경영 위기 해법으로 파운드리 분사 카드를 꺼냈습니다.

올 초 이미 파운드리와 설계 조직은 분리했는데 분사까지 논의 중입니다.

파운드리 매각 대상엔 퀄컴과 엔비디아 등이 꼽힙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애플, 퀄컴 등 미국 팹리스는 항상 세컨소싱(2차 공급사 채택)한다.

그래야 협상력이 생기고 1차 공급자가 문제 생겼을 땐 대체할 수 있다”며 “TSMC의 바게닝파워(협상력)가 엄청 커져 세컨소싱을 하고 싶고, 삼성전자밖에 없었는데도 지금도 여전히 첨단제품은 TSMC에 맡긴다.

설계도를 훔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GAA라는 3나노 2세대 공정에 삼성이 집중하고 있지만 주요 고객사는 외면한다.

지금이라도 설계 부분을 과감히 포기하고 파운드리를 분사시켜야 한다”며 “분사만 한다고 의심이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삼성이 정부에 징벌배상과 디스커버리를 입법해달라고 청원해야 한다.

기술 탈취를 스스로 안 하겠다고 손발을 묶는 것이다.

그러면 TSMC와 경쟁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재영 선임기자·박혜정 인턴기자 leealive@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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