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수요 감소, 원자재 수급 불안, 에너지 비용 증가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국내 제지업계가 올해 지속가능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암울한 시장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친환경 대체재 개발과 제조 공정 혁신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제지업계, 삼중고 속 자구책 마련…고환율에도 수출 어려워
10일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국내 제지업계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소비가 둔화되며 매출 감소를 경험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주요국의 긴축 정책이 겹치며 공급망 불안이 심화됐습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제지 산업이 경기 둔화와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내수 시장 침체, 구조적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환율 상승이 수출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부분의 제지 제품이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해 가공하는 구조라 긍정적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인쇄용지 시장은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과 인공지능(AI) 교과서 도입 등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요. 여기에 경기 둔화로 골판지와 같은 포장재 수요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증했던 택배 수요도 대면 소비 증가와 함께 감소하면서 기저효과 또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이복진 한국제지연합회장은 지난 9일 신년 인사회에서도 "2025년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경영 환경이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주요 대책으로는 △'종이 포장재' 등 친환경 대체재 시장 확대 △제조공정 혁신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 △시장다변화 노력, 수입규제 적극 대응 등 수출환경 개선 △정책지원 확대 및 전후방 업계와의 공존공영 기반 구축 등이 꼽혔습니다.
친환경 대체재 시장, 최대 과제
최근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강화되면서 종이 포장재 등 친환경 대체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제지업계는 이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식품 포장 분야를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종이 포장을 점차 도입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표 제지업체들은 친환경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솔제지(213500)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포장재 '프로테고'와 수용성 코팅액을 적용한 종이 용기 '테라바스'를 앞세워 ESG 경영 트렌드를 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위해 ESG 경영 트렌드에 맞춘 친환경 인증 제품과 자원 재활용 기술을 강화하고있다"고 말했습니다.
무림그룹(무림페이퍼(009200), 무림P&P(009580), 무림SP)은 국내 유일의 펄프 생산 경쟁력을 기반으로 펄프몰드, 종이물티슈, 나노셀룰로오스 등 친환경 소재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제조 공정 혁신과 수출 다변화 필요
제지업계 전반으로는 제조 공정 혁신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자동화 설비 도입, 에너지 효율 개선이 주요 공통과제로 언급되는데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에서 수출 환경 개선도 절실합니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등을 통해 수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방안의 실행엔 모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요. 제지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불합리한 규제 개선,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전후방 업계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시장 확대 노력을 함께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복진 한국제지연합회장은 지난 9일 신년인사회에서 "2025년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증대로 경영 환경이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제지연합회)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