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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현장+)선도지구 선정…분당·일산 '기대반 우려반'
[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물건이 싹 들어가서 진행되고 있는 게 잘 없어요. 이건 방금 전화해보니 집주인이 1억 올린다고 했고"

 

선도지구 발표 다음 날인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시범 현대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 현황을 묻자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선도지구가 발표된 이후 '좀 두고 보자, 급할 거 없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싹 거둬들였다며, 하루 새 기본적으로 2억씩 호가가 올라갔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분당 양지마을과 샛별마을 등에서 첫 재건축 지구로 선정된 단지들에선 벌써부터 집값이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이번 선도지구 발표에 주민들의 반응은 갈렸는데요. 정선화 양지마을 재건축 준비위원회 사무국장은 "상가가 많고 일부 단지가 지번을 공유하고 있어 2년 전만 해도 재건축을 냉소적으로 바라봤는데 절박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재건축 논의를 할 수 있게 돼 주민들이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검증 과정에서 무효가 된 동의서가 없는 게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시범단지 2구역 현대아파트 모습. 선도지구 지정을 기원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사진=홍연 기자)

성남 분당구 시범단지 우성아파트 모습. (사진=홍연 기자)

분당 양지마을 한양아파트 단지 내 전경. (사진=홍연 기자)

 

분당 시범마을 현대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난 주민 60대 A씨는 "이번 결과과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공공기여 부분에서 추진준비위원회 마음대로 해도 되냐는 불만도 있던 걸로 안다.

사업성 문제가 충분히 생길 수도 있어서 결국 진행 과정에서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업 신청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공모에 참여한 것도 향후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수내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선도지구 선정 이후 재건축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초반에 동의서를 받을 때 추가 기여 부분에 대해 설명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풀베팅을 하면서 넣은 장수명주택의 경우 공사비가 더 들어가는데 모르는 분들도 많아 추정분담금이 공개되면 지금과 같은 동의율을 원활히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락 통보를 받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아쉬움은 있지만 선발주자의 시행착오는 줄일 수 있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시범삼성아파트의 한 주민은 "이번에 선정된 선도지구는 이른바 '첫빠따'니까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냐"면서 "이후에 돌아가는 상황을 봐야 결과적으로 잘된 건지 안된 건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산 매매문의 '폭주'…집 안보고 계약하는 사례도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된 일산의 4곳 주민들도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모습입니다.

 일산에서는 △백송마을 1·2·3·5단지(2732호) △강촌마을 3·5·7·8단지(3616호) △후곡마을 3·4·10·15단지(2564호) △정발마을 2·3단지(262호) 등 총 9174호가 선도지구로 지정됐습니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들은 주민동의율과 통합정비 후의 가구당 주차대수, 통합정비사업에 참여한 주택 단지 수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강촌마을3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장성희 강촌마을 3·5·7·8단지 통합재건축추진위원장은 "정성평가보다는 정량평가 위주였다보니 높은 동의율 확보가 관건이었다"며 "분당 지역과는 다르게 상가동의까지 받으면서 90% 가까운 동의율을 찍을 수 있었던 게 선도지구 지정에 큰 요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선도지구 발표 이후 인근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는 모습입니다.

백송마을 인근 A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선도지구 발표일이었던 27일  하루 종일  전화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며 "선도지구 지정된 게 확실하냐, 분당 대비 적은 용적률은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냐, 대지지분은 어떻게 되냐 등 다양한 문의가 쏟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백송마을1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강촌마을 인근 W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한 손님이 단지 내 저렴하게 나온 32평 매물을 보겠다고 해서 갔더니 비슷한 문의를 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라"며 "어떤 단지에서는 집주인이 매물을 5000만원 올린 곳도 있고, 계약할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 넣고 계약한 단지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일산 선도지구 단지 중 용적률이 가장 낮은 단지는 백송마을로 약 157%입니다.

고양시는 일산의 재건축 기준 용적률을 300%로 잡고 있습니다.

 

 

부족한 자족기능·낮은 용적률…일산 재건축 우려 목소리도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일산 신도시의 부족한 사업성, 약한 자족기능으로 인한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 저평가 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후곡마을 인근 C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일산의 자족기능이 부족하고 서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일산 내 지속적인 주택공급이 반드시 호재로 작용할지는 의문"이라며 "분당에 비해 고소득자 비중도 크지 않아 분담금 부담도 커서 사업진행 과정에서 어려움도 예상되고, 재건축 기대감이 그렇게 높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성희 강촌마을 추진위원장도 "시세차익을 본다는 보장이 있으면 돈을 좀 들여서라도 투자가 몰리면서 완공되면 팔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일산은 현재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세차익도 중요하지만 노후 주택을 빨리 재건축해서 좋은 주거환경에서 살고 싶다는 입주민들이 많은 상황이라 추가분담금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일산신도시 강촌마을 인근에 선도지구 지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송정은 기자)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newstomato.com |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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