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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넥실리스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 제조업에서 글로벌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차입부담 증가로 인해 재무 안정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회사의 경영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SKC)
순차입금 2021년 1365억원→지난해 9698억원 ‘폭증’
31일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국내 1위이자 글로벌 2위의 동박 제조업체로 동박 수요가 급증한 전기차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생산 역량을 확장해 왔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폴란드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글로벌 공급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 비용이 발생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말레이시아 공장 건설에 약 7600억원, 폴란드 공장 건설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며 CAPEX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차입금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2021년 기준 1365억원에 불과했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9698억원으로 7배 이상 폭증했으며, 올 3분기에는 1조11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생산설비 확장을 위한 CAPEX 부담이 단기적으로 해소되지 못하면서 회사의 차입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기준 SK넥실리스의 차입금의존도는 46.6%에 달한다.
SK넥실리스가 7000억원에 달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한 것도 추가적인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법인과 유럽법인이 RCPS를 통해 각각 3000억원, 40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RCPS의 상환권을 회사가 가지고 있어 자본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자를 내면서 언제까지 갚지 않고 버틸 수는 없다는 점에서 재무부담으로 작용한다.
향후 SK넥실리스가 갚아야 할 차입금과 RCPS는 1조8000억원에 달한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7000억원 규모 RCPS는 만기가 5년 정도 남아 있어 회사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충분히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넥실리스의 주력 사업인 동박 사업의 수익성 자체가 크게 떨어진 상황을 고려하면 과중한 차입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재고는 쌓인 반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전기차 캐즘 심화에 따라 영업창출력도 저하됐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매출 지난해 대비 '반토막'
이처럼 차입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회사의 재무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올 상반기 기준 SK넥실리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7% 감소한 1774억원에 그쳤고, 7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산업 전반에서 수급 상황이 부정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당분간 이러한 부진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넥실리스는 향후 말레이시아 신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을 통해 원가 효율성을 개선하고 수익구조를 안정화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최신 생산설비를 갖춰 동박 제조 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전체적인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SK넥실리스의 주요 거래처인 SK온의 물량 공급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어, 이로 인한 실적 회복이 계획보다 더딜 가능성도 크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말레이시아와 폴란드 공장의 투자가 아직 남아 있어 본격적인 영업현금창출력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차입 부담을 완화하기 어렵다”라며 “디스플레이 박막사업부문 매각과 외부 자본 유치가 신속히 이뤄져야 잔여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SK넥실리스는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9월 모회사인 SKCFT홀딩스는 기존 모회사인 SKC(011790)로부터 유상증자 대금 7000억원을 수령해 인수금융 차입금을 상환한 바 있다.
이외에도 SK넥실리스는 내년에 디스플레이 박막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수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외부 자본 유치를 통해 추가적인 재정적 여력을 확보하고, 이를 차입금 상환과 운영 자금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해외 공장 투자를 어느정도 마무리한 상태이며 당분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박막사업부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넥실리스는 올 안에 매각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이르면 다음달 어펄마캐피탈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가격은 1000억원대로 논의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newstomato.com | 권영지 기자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넥실리스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 제조업에서 글로벌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차입부담 증가로 인해 재무 안정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회사의 경영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SKC)
순차입금 2021년 1365억원→지난해 9698억원 ‘폭증’
31일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국내 1위이자 글로벌 2위의 동박 제조업체로 동박 수요가 급증한 전기차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생산 역량을 확장해 왔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폴란드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글로벌 공급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 비용이 발생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말레이시아 공장 건설에 약 7600억원, 폴란드 공장 건설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며 CAPEX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차입금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2021년 기준 1365억원에 불과했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9698억원으로 7배 이상 폭증했으며, 올 3분기에는 1조11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생산설비 확장을 위한 CAPEX 부담이 단기적으로 해소되지 못하면서 회사의 차입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기준 SK넥실리스의 차입금의존도는 46.6%에 달한다.
SK넥실리스가 7000억원에 달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한 것도 추가적인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법인과 유럽법인이 RCPS를 통해 각각 3000억원, 40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RCPS의 상환권을 회사가 가지고 있어 자본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자를 내면서 언제까지 갚지 않고 버틸 수는 없다는 점에서 재무부담으로 작용한다.
향후 SK넥실리스가 갚아야 할 차입금과 RCPS는 1조8000억원에 달한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7000억원 규모 RCPS는 만기가 5년 정도 남아 있어 회사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충분히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넥실리스의 주력 사업인 동박 사업의 수익성 자체가 크게 떨어진 상황을 고려하면 과중한 차입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재고는 쌓인 반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전기차 캐즘 심화에 따라 영업창출력도 저하됐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매출 지난해 대비 '반토막'
이처럼 차입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회사의 재무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올 상반기 기준 SK넥실리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7% 감소한 1774억원에 그쳤고, 7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산업 전반에서 수급 상황이 부정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당분간 이러한 부진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넥실리스는 향후 말레이시아 신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을 통해 원가 효율성을 개선하고 수익구조를 안정화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최신 생산설비를 갖춰 동박 제조 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전체적인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SK넥실리스의 주요 거래처인 SK온의 물량 공급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어, 이로 인한 실적 회복이 계획보다 더딜 가능성도 크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말레이시아와 폴란드 공장의 투자가 아직 남아 있어 본격적인 영업현금창출력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차입 부담을 완화하기 어렵다”라며 “디스플레이 박막사업부문 매각과 외부 자본 유치가 신속히 이뤄져야 잔여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SK넥실리스는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9월 모회사인 SKCFT홀딩스는 기존 모회사인 SKC(011790)로부터 유상증자 대금 7000억원을 수령해 인수금융 차입금을 상환한 바 있다.
이외에도 SK넥실리스는 내년에 디스플레이 박막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수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외부 자본 유치를 통해 추가적인 재정적 여력을 확보하고, 이를 차입금 상환과 운영 자금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해외 공장 투자를 어느정도 마무리한 상태이며 당분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박막사업부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넥실리스는 올 안에 매각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이르면 다음달 어펄마캐피탈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가격은 1000억원대로 논의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