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2400 초반으로 추락한 데다 원달러환율은 1480원에 달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환경에서 맞는 2025년, 금융권 전문가들은 안전한 자산관리를 강조했습니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미국증시로 옮겨갔지만 금리 인하폭이 기대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1일 <뉴스토마토>는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과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증권의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변동성 장세 속에서 자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의견을 종합했습니다.
이들은 2025년은 변동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주식의 경우 주가 조정 시기가 있을 때마다 진입하는 분할매수를 권했습니다.
당분간 보수적·안정적 자금 운용 필요
(그래픽=뉴스토마토)
정치와 경제 모두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지만, 투자자들은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들에게 전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안전우선'입니다.
백혜경 하나은행 청량리금융센터 PB팀장은 최근 고객들이 원하는 주문엔 네 가지 방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안전한 자금 운용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 추구 △유동성 확보 △세금 최소화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확정금리형 보험상품, 국내 채권형펀드, 단기 정기예금 등을 추천했습니다.
백 팀장은 확정금리형 보험상품에 대해 "안정적이고 확정된 금리를 보장하면서도 금융소득 과세 노출이 적은 편이라 꾸준히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경우 안정적이면서도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최근 시장에서 실현 수익률이 높아져 선호도가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3개월, 6개월 만기 단기 정기예금도 인기입니다.
백 팀장은 "금리가 1년 만기 예금과 큰 차이가 없어 자금을 짧게 묶어두려는 고객들이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대기성 자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후 주식시장에서 조정이 있을 때마다 진입하라는 조언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증시나 채권 모두 추세를 확인한 후 진입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지점장은 특히 예금보다는 미국 국채나 우량채 중심으로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을 추천했습니다.
그는 미국 단기 국채·우량채를 50% 비중으로 추천하면서 "올해에도 미국 주식은 여전히 좋겠지만, 조정구간이 예상되기 때문에 만기가 짧은 채권 중심으로 보유하다가 조정 시 진입하는 용도로 활용하라"고 추전했습니다.
박 지점장은 "2025년은 어느 해보다 변동성이 큰 해가 될 것"이라며 "미국 증시 조정이 있거나 10년물 국채 금리의 추세적 하락이 있을 경우 단기채 비중을 줄이고 미국 주식과 장기채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반면 국내 채권을 추천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장희주 신한프리미어 PWM 강남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을 경우 채권 금리가 내려갈 확률이 높고, 채권투자에서는 이를 우호적인 방향으로 본다"며 "미국의 경우 채권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고, 향후 트럼프 정부의 정책 때문에 더 오를 확률이 높아 국내 채권 위주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장 팀장은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단기적으로는 달러가 일부 하락할 수도 있지만, 대외변수와 국내 경기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올해는 상방을 더 높게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진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압구정WM3팀장은 국내 중장기 채권은 안정적 금리 하락 효과를 노릴 수 있고, S&P500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상품으로 미국 주식시장 전반에 투자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환율을 너무 의식하기보다 환율 상승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익을 감안해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라"고 권했습니다.
미국, 고점에도 안정적…분할투자 추천
주식투자는 국내 증시가 조정 부담이 있는 만큼 미국 쪽이 안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의 경우 분할매수로 접근하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성진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투자성향과 자산 규모에 맞춰 S&P500 ETF를 활용한 분할 투자와 채권의 장기적 활용을 강조했습니다.
국내 ETF의 경우 원화로 투자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지만,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는 매매차익이 양도소득세로 분리과세되므로, 금융소득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합니다.
정 부센터장은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부담되는 고소득 투자자라면 미국 ETF를 활용해 세금을 최적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정 부센터장은 미국 주식 투자 시 분할 매수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 증시는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재 고점 부담이 있어 한 번에 모든 금액을 투자하기엔 위험이 크다"며 분할 매수를 제안했습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2025년 역시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증가해 하드웨어 기업의 성과도 기대되지만, AI 산업의 확장으로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의 투자를 권한다"며 "2024년엔 빅테크 위주로 기업이익이 증가했고 주가가 올랐다면 올해는 미국 산업 전반으로 기업이익 확대가 예상되므로, 미국 주식 투자도 빅테크 위주에서 산업 전반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를 중심으로 투자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수지PB센터장은 현재 시점에서 신규 진입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겐 "국내 섹터 중 저평가된 종목에 집중하고, 현금을 보유하며 투자 기회를 노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존 투자자에겐 자산 비중을 조정하며 환율과 금리 변동성을 감안한 대응을 권유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미국 주식에 대해 "중장기적으로는 필수적인 투자처이지만, 현재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환율 상승으로 신규 진입이 부담스러운 시점"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과 올해 시장 변동성을 고려할 때, 조정을 기다렸다 매수하는 전략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