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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IB토마토](생명보험 신계약 전쟁)①계속된 '단기납' 열풍…CSM 확대 '전력'
이 기사는 2024년 10월 8일 16: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 한 해 보험업계는 신계약을 하나라도 더 따내려는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됐다.

 새 회계기준인 IFRS17 체계서 수익성 핵심 요소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상품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부족한 생명보험 업계는 올해도 단기납 종신보험 영업에 집중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제3보험 쪽으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모양새다.

<IB토마토>는 생명보험 신계약 현황을 살펴보고 상품 변화 양상과 방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생명보험 업계가 신계약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면서 올 상반기 관련 실적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보장성보험 신계약 판매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던 단기납 종신보험 영업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단기납 상품은 과도한 출혈 경쟁과 금융당국 규제로 수익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판매 열풍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납 종신보험 '열풍'…신계약 CSM 확대 목표

 

8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22개 생명보험사는 올 상반기 신계약 영업 실적으로 계약 건수 854만6387건에 계약금액 124조3572억원을 기록했다.

계약금액은 보험상품 가입 금액이 기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계약 건수는 1.2%(9만8245건) 증가했다.

 

 

신계약 구성은 대다수가 보장성보험이다.

보장성보험 계약 건수는 519만5134건으로 전년 대비 17.2%(76만3888건) 늘었으며, 전체 신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8%로 8.3%p 상승했다.

보장성보험 이외 나머지는 저축성보험과 단체보험, 퇴직연금 등이다.

 

보장성보험 신계약 확대는 특히 단기납 종신보험이 이끌었다.

단기납은 생명보험 대표 상품인 종신보험을 무·저해지 구성으로 만들면서 납입 기간은 줄이고 환급률을 높였다.

올해는 주로 7년납 형태가 판매됐다.

일부 상품의 경우 유지 기간 10년 이상 시 환급률이 최대 130% 중반까지 형성되기도 했다.

 

생명보험사는 기본적인 상품 포트폴리오가 손해보험사보다 부족한 편이다.

손해보험은 일반보험부터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등을 갖추고 있으며 주력인 장기보험 내에서도 다양한 상품군이 존재한다.

반면 생명보험사는 일반계정 상품이 저축성보험을 제외하면 보장성보험이 전부다.

이 역시 상품 구조와 판매가 어려운 생명 담보 중심의 구성이다.

 

단기납 종신보험 영업은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치열하게 전개됐는데, 이는 신계약 판매로 보험계약마진(CSM) 규모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보험업계 새 회계인 IFRS17 체계서는 보험손익 인식이 CSM 상각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체 CSM 중 일부를 분기마다 떼어내는 것이다.

 

CSM은 곧 장래 미실현 이익으로 평가될 수 있다.

신계약 판매가 늘어나면 여기서 파생하는 CSM 규모가 증가하고 그만큼 보험손익도 성장한다.

특히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 문제로 투자손익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한 차원에서 보험손익 안정성 확보와 유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사진=연합뉴스)

 

단기납 종신보험 열풍 소강…수익성 하락에 규제 부담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단기납 종신보험 열풍은 올 하반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과도한 경쟁으로 수익 효율성이 점점 떨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환급률 제한 조치로 영업 성장성까지 둔화됐기 때문이다.

 

주요 생명보험사의 신계약 CSM 환산배수를 살펴보면 삼성생명(032830)은 올 상반기 월납 초회보험료 대비 사망 보장 부문의 환산배수가 8.6배다.

전년 동기는 12.3배였다.

한화생명(088350)의 경우 8배에서 3배로 떨어졌다.

동양생명(082640)은 10.3배에서 7.6배로 내려갔다.

신계약으로 CSM을 늘리는 효율성이 그만큼 저하됐다는 뜻이다.

 높은 환급률을 제시해 영업에 열을 올렸지만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케팅이나 시책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게다가 종신보험은 환급형 기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금리가 내려가면 상품 수익성이 저하되는 부분도 있다.

여러 측면에서 하방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도한 출혈 경쟁은 사업비 예실차 손실로도 이어진다.

예실차는 예상과 실제 금액의 차이인데 보험금 예실차와 사업비 예실차가 있다.

예상보다 실제 금액이 더 크게 잡힐 경우 예실차가 줄어들게 되고, 이는 보험손익 산출에 마이너스(-)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환급률 자체가 낮아진 점 역시 상품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은 현재 125% 이하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 구매에 대한 매력이 줄어든 셈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당국이 공식적으로 지침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업계 분위기가 환급률 125% 이하로 낮춘 수준에서 영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 영향도 있고 다른 보장성보험도 잘 나오고 있어서 단기납에 시선이 덜 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품이 괜찮게 나오면 시장에서 집중되는데, 다른 종신보험이 또 좋게 나오면 시장의 관심이 쏠릴 수 있다”라며 “다만 추세적으로 봤을 때 현재는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보단 건강보험과 같은 제3보험 경쟁이 뜨겁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newstomato.com | 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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