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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불황형 흑자'…올해는 '깜깜'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흔들리는 내수 상황 속에서 수출이 경제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속내가 편치만은 않습니다.

7개월 연속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든 '불황형 흑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올해 수출 전선이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중국경제의 중속성장에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트럼프발 갈등 등 불확실성이 큰 탓에 미·중 사이 실익을 챙길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트럼프 보편관세가 축소될 수 있다는 미국 내 일부 언론 보도가 이목을 끌었지만 트럼프가 해당 보도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수출 약세의 수렁을 벗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8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 달러(약 13조5300억원) 흑자로 지난 5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흑자액은 전년 동월(38억9000만달러)보다 54억1000만달러 늘어난 수준이나 전월 97억8000만달러보다 5억달러가량 감소했습니다.

 

 

8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 달러(약 13조53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불황형 흑자' 구조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97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20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2% 증가한 571억달러에 머물렀습니다.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9월(9.5%), 10월(4%)에 이어 수출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겁니다.

 

반도체(29.8%)·정보통신기기(8.5%)·철강제품(0.8%)이 늘어난 반면, 석유제품(-18.6%)·승용차(-14.1%)·기계류 및 정밀기기(-12.5%) 품목 수출이 뒷걸음질 쳤습니다.

동남아 수출이 9.1% 늘어난 사이 미국(-5.2%)·일본(-2.4%)·중국(-0.7%) 수출 감소세가 두드려졌습니다.

 

수출에 반해 수입은 473억5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4% 급감했습니다.

원자재 수입이 10.2% 감소한 원인입니다.

석유제품 수입이 19.4%로 크게 줄었고 화학공업제품(-17.2%)·원유(-16.8%)·석탄(-12.5%) 등도 뒤를 이었습니다.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 목표는 900억달러였습니다.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를 보면 835억4000만달러 흑자로 지난 한해 900억달러를 웃돌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옵니다.

 

 

그러나 한 꺼풀 더 들춰보면 수출 회복은 여전히 미미한데다, 무역수지로 불리는 상품수지의 수입액이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 구조입니다.

 

지난해 1~11월까지 누적을 전 정부 마지막해이자 정권 교체기인 2022년 1~11월까지와 비교할 경우 방증은 뚜렷합니다.

 

 

2022년 1월~11월 상품수지 수출액은 6329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누적 6362억3000만달러와 비교해 32억7000만달러 감소 수준입니다.

 

2022년 당시 상품 수입액은 6214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1~11월 누적(5484억9000만달러)과 비교해 729억2000만달러가 급감했습니다.

2022년 정권 교체 후 수출 전선도 불안했는데, 수출 품목 편중과 중간재 역할의 생산재 수입이 줄고 물건을 많이 팔기보단 환율 요인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을사년 새해 첫 평일 출근일인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중 사이 실익…'불투명'

 

지난해 연간 900억달러를 웃돈 다해도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올해는 수요 급감에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미중 사이 실익을 찾을 수 있는 전략적 고심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금융센터의 2025년 중국 경제 전망을 보면, 올해 중국 정부의 성장 목표치는 약 5%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부양조치와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경우 소비와 투자 등의 회복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백진규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소비와 투자 등의 내수가 회복되면서 4% 중반대의 성장을 예상한다.

성장세가 완만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트럼프발 갈등은 최대 변수입니다.

그는 "2025년 중국경제의 중속성장 기대에도 재정정책 여력 축소 및 트럼프발 갈등 등 대내외 정책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수 있음에 적극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외신은 '관세정책 변경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측에서 보편관세를 국가안보관련 핵심 산업에만 부과하는 등 축소된 관세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보도가 잘못됐다'며 관세정책 변경설을 강력 부인한 상태입니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다수의 재계 인사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것처럼 실제로 모든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소식통은 여전히 해당 내용이 유효하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참여연대 좌담회를 통해 "세계 경제가 대전환기, 변곡점을 맞으며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는데, 한국경제는 과거의 성장 방식이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세계화와 중국을 활용한 수출주도 성장전략에서는 기술 주권이, 부동산 금융화 중심의 내수진작 기조는 정책전환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newstomato.com | 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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