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새해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아파트 대체제인 빌라와 오피스텔 전·월세도 치솟고 있습니다.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든데다 비아파트 인허가 실적도 저조해 전·월세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4.87로 2023년 2월부터 22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 역시 지난해 11월 101.58로 1월부터 11개월 연속 상승했습니다.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가격지수도 지난해 11월 96.51로 5월 이후 7개월 연속 올랐습니다.
다만 이는 전세 사기 여파에 따른 전세가 하락의 기저효과라는 분석입니다.
비아파트 월세 거래가 증가한 것은 전세자금 대출 축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전세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이 까다로운 것도 월세가 늘어난 데 주요하게 작용했습니다.
비아파트에 적용되는 1순위 주택가격을 '공시가격의 140%'로 조정하고 담보인정비율(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인하했죠.
전세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이어지는 데다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며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있는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281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월 5억8678만원에 비해 1603만원 치솟으면서 통계 작성 이후로 처음 6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서울 전셋값은 올해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매매시장이 위축되면 전월세 시장으로 수요가 넘어가고, 공급 자체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9388가구에 그칩니다.
평균 입주 물량은 2만2000가구 수준입니다.
상반기에는 월평균 2만6000가구 수준이 입주하지만 하반기에는 이보다 30% 가까이 적은 평균 1만8000가구 수준으로 줄어 연간 월평균 물량을 밑돕니다.
비아파트 역시 공급축소가 예상되는데요. 국토교통부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비아파트 인허가는 누적 3만358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6%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착공 역시 3만1223가구로 21.6%, 준공은 3만8138가구로 37.7% 줄었습니다.
비아파트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월세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올해 주택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서울 중심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전국 전세가격은 1.2% 상승하는 가운데 수도권은 1.9%, 서울은 1.7% 오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수석전문위원은 "매매시장이 위축되면서 전·월세 시장으로 더 많은 수요가 넘어가고,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전반적으로 안 좋지만 전·월세시장은 상대적으로 매매시장보다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