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 기자] 오는 16일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통화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겠다는 방향은 정해졌지만, 그 속도와 폭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고민의 이유인데요. 내수 부진과 수출 불확실성 등 경기를 생각하면 추가 인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환율 등을 생각하면 금리 인하는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도 1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내수 휘청이는데…'고환율'이 걸림돌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6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0%로,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일단 올해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이어집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경제흐름 변화를 점검해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금리 결정을 앞두고 변수로는 두 가지가 꼽힙니다.
우선 내수 부진 등 경기를 고려하면 금리 인하는 필요합니다.
특히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내수 침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습니다.
여기에 이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출 불확실성 등은 경기 부양 카드가 필요하다는 명분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달 새 70원 가까이 오른 원·달러 환율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1400원 선을 오가던 원·달러 환율은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1442.0원까지 치솟았는데요. 이후 '윤석열 탄핵소추안', '한덕수 탄핵소추안' 가결 등의 영향으로 1480원 선까지 오르며 지난 한 달 동안 70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환율이 오른 상태에서 원화값을 더 떨어뜨리는 금리 인하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입물가 상승세도 고려 요소입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물가 상승으로 원·부자재 가격이 뛰면서 물가도 들썩이고 있는데요. 정부는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겨우 잡아놓은 물가 상승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점도 통화당국 입장에선 부담입니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우선" 대 "환율 고려"…엇갈리는 전망
시장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다만 그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 스탠스를 감안할 때 선제적 대응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두면서 동결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달 한은 금통위에서는 환율 부담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연말 여객기 참사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 헌법재판관 임명 등 여타 여건들도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는 요인이고, 한은은 여전히 환율보다 경기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물가도 많이 잡혔고, 정치적 이슈로 내수가 많이 안 좋아진 상황이라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인하를 하되, 여지는 열어두겠지만 환율 문제가 있는 만큼, 지속 인하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정책 여력과 환율 등을 고려하면 1월 동결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도 큰 폭으로 반등했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우려도 있어서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물가 오름세 둔화, 가계부채 증가폭 축소, 경기 하방 위험 확대에도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과 지난 두 차례 연속 인하 효과를 점검하면서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0%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 기자 toyouja@etomato.com
newstomato.com | 박진아 기자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겠다는 방향은 정해졌지만, 그 속도와 폭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고민의 이유인데요. 내수 부진과 수출 불확실성 등 경기를 생각하면 추가 인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환율 등을 생각하면 금리 인하는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도 1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내수 휘청이는데…'고환율'이 걸림돌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6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0%로,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일단 올해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이어집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경제흐름 변화를 점검해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금리 결정을 앞두고 변수로는 두 가지가 꼽힙니다.
우선 내수 부진 등 경기를 고려하면 금리 인하는 필요합니다.
특히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내수 침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습니다.
여기에 이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출 불확실성 등은 경기 부양 카드가 필요하다는 명분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달 새 70원 가까이 오른 원·달러 환율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1400원 선을 오가던 원·달러 환율은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1442.0원까지 치솟았는데요. 이후 '윤석열 탄핵소추안', '한덕수 탄핵소추안' 가결 등의 영향으로 1480원 선까지 오르며 지난 한 달 동안 70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환율이 오른 상태에서 원화값을 더 떨어뜨리는 금리 인하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입물가 상승세도 고려 요소입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물가 상승으로 원·부자재 가격이 뛰면서 물가도 들썩이고 있는데요. 정부는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겨우 잡아놓은 물가 상승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점도 통화당국 입장에선 부담입니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우선" 대 "환율 고려"…엇갈리는 전망
시장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다만 그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 스탠스를 감안할 때 선제적 대응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두면서 동결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달 한은 금통위에서는 환율 부담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연말 여객기 참사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 신용카드 사용액 감소, 헌법재판관 임명 등 여타 여건들도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는 요인이고, 한은은 여전히 환율보다 경기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물가도 많이 잡혔고, 정치적 이슈로 내수가 많이 안 좋아진 상황이라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인하를 하되, 여지는 열어두겠지만 환율 문제가 있는 만큼, 지속 인하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정책 여력과 환율 등을 고려하면 1월 동결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도 큰 폭으로 반등했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우려도 있어서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물가 오름세 둔화, 가계부채 증가폭 축소, 경기 하방 위험 확대에도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과 지난 두 차례 연속 인하 효과를 점검하면서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0%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