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연말 연초 상장기업들의 주주환원 계획 발표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여기엔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자율공시와 주주환원 계획을 밝힌 다른 형태의 공시도 있습니다.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은 대형 악재에 덮여 희미해졌지만, 구체적인 주주환원 관련 공시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조금씩 반응하고 있습니다.
밸류업 공시와 수시공시를 살펴야 할 이유입니다.
밸류업 내용 쏠쏠한데 주가 미지근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광주신세계는 지난달 27일 기업가치제고계획 이른바 밸류업 공시를 냈습니다.
광주신세계는 공시를 통해 2021~2023년 20%를 유지했던 배당성향을 향후 3년간 30% 이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환원 재원이 주당 2000원에 미달할 경우 최저 2000원을 배당합니다.
또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33만주를 전량 소각한다는 방안도 담았습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4.1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광주백화점은 2028년 10월까지 백화점을 확장 개장하고, 2030년 매출액 35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도 제시했는데요. 투자자들은 일단 한 해 순이익의 30%를 환원하겠다는 내용에 꽂혔습니다.
광주신세계는 한 해 500억원을 넘나드는 순이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중 30%를 배당 또는 주식소각으로 환원할 경우 주당 2000원 남짓의 금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광주신세계의 경우 2년 연속 주당 2000원 넘게 배당한 터라 증액 효과는 크지 않지만 최소 배당금 2000원을 보장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주가 대비 6.9%에 달하는 배당수익률 또는 주식소각을 통한 주가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광주신세계의 주가는 이 공시가 나온 27일 이후에도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2024년 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명부 폐쇄일이 하루 지난 뒤여서 그럴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배당기준일을 ‘이사회에서 정하는 날’로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결산 배당을 받을 기준일은 조만간 열릴 이사회에서 따로 정해 공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지금 매수해 그때까지 보유해도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홈페이지 공시통합검색 메뉴에서 '보고서명'에 '수시공시의무관련사항(공정공시)' 또는 '기업가치제고계획'을 입력 후 검색하면 관련 공시를 찾아볼 수 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화면 갈무리)
수시공시에도 주주환원 담겨
지난해 초부터 불었던 밸류업 바람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과 밸류업지수 구성종목이 공개되면서 실망으로 변했습니다.
게다가 연말 계엄 사태와 탄핵이란 대형 악재까지 터지면서 밸류업 이슈는 완전히 묻힌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제야 본격적으로 밸류업 실행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광주신세계처럼 실제 주주환원 내용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주주들이 기대하는 주주환원과 관련한 내용은 밸류업 공시에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시공시에도 주주환원과 관련한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7일 코웨이는 주식시장에서 3900원(6.08%) 오른 6만8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단숨에 7만원선을 넘어섰습니다.
코웨이의 강세는 하루 전의 공시에 따른 영향으로 파악됩니다.
코웨이는 6일 장마감 후 공시를 냈는데요. 내용은 2024년 사업연도와 앞으로 3개년 즉 2025년부터 2027년까지의 주주환원 정책에 관한 것입니다.
공시엔 2024년과 향후 3개년 동안 주주환원 규모를 연결 당기순이익의 40%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이는 기존 주주환원 규모 20%를 두 배로 늘린 것입니다.
주주환원 방법엔 현금배당과 자기주식(자사주) 취득소각이 포함됩니다.
이같은 계획 발표에 시장이 주가 상승으로 공시에 반응한 것입니다.
이 공시는 ‘수시공시의무관련사항(공정공시)’라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광주신세계의 경우 같은 날 기업가치제고계획과 수시공시를 함께 냈지만 코웨이는 한 가지만 공시한 것입니다.
이처럼 밸류업 공시가 아닌 수시공시 방식으로 주주환원책을 공개한 기업들의 숫자도 제법 많습니다.
수시공시는 상장기업의 의무로 그 내용은 최대주주 변경, 경영진 교체, 자산재평가 실시, 증자 및 주식관련사채 발행, 합병분할, 재무제표 정정 등 굵직한 것들이 포함됩니다.
최근의 수시공시 중에도 주주환원과 상관없는 내용이 있습니다.
프리시젼바이오의 경우 먼저 공시했던 공급계약 내용 중 올해 공급 예상액을 전액 삭감했단 사실을 알렸고, 올해 안에 유상증자 계획이 있음을 밝힌 퀀타매트릭스처럼 반갑지 않은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연말, 연초에 올라오는 수시공시 중엔 주주환원에 관한 것이 상당수입니다.
정부가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밸류업 공시는 ‘기업가치제고계획(자율공시)’ 제목으로 올라옵니다.
여기엔 본공시(자율공시) 전에 언제쯤 공시를 낼 것인지를 알리는 ‘예고’ 또는 ‘안내’ 공시가 먼저 나오기도 합니다.
따라서 보유 중인 주식 또는 새로운 투자 후보 물색을 위해서라도 연초엔 하루에 한 번씩 주식시장이 끝난 후 기업가치제고계획과 수시공시의무관련사항(공정공시) 공시를 검색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