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의 해임을 권고한 가운데, 또 다른 감사 대상인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의 징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문체부는 5일 축구협회 종합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날 정몽규 축구협회장에 대해서는 징계를 권고하는 안이 예상되는데요.
문체부는 앞서 지난 7월부터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등 논란이 일자, 축구협회 특정 감사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2일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중간 감사 결과의 골자는 홍명보와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는 이유입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산하 공공기관 등 종합감사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내일 발표하는 감사 종합 결과는 감독 선임 과정 뿐만아니라, 대한축구협회 전반의 운영 실태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됩니다.
특히 문체부가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대목은 국고 보조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여부입니다.
천안 축구종합센터에 투입된 국고 보조금을 용도에 맞게 사용했는지가 핵심인데요. 문체부는 축구센터 내부의 경기장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국고 보조금이 유용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이사회 의견을 거치지 않는 등 규정 위반이 지적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의 부적절한 행정에대해 징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관건은 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에게 내린 수준인 '해임 권고'까지 갈 것이냐 입니다.
문체부가 정 회장의 해임을 권고할 경우, 축구협회는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어 정 회장의 해임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규정 3장 13조에는 "협회 및 시도단체, 연맹체의 임원에 대해 제명과 해임"이 명시돼 있습니다.
다만 축구협회 스포츠 공정위원회의 구성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정몽규 회장에게 위임됐을 경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뽑은 공정위원들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과 비슷해지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됩니다.
정 회장에게 해임이 아닌 수준의 징계가 내려진다고 해도 4선 연임이 확실히 보장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정 회장이 4선 연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요.
다음달 중순 공정위가 열릴 예정입니다.
다만 연임 심사 평가 항목에 '징계 이력 및 개인 범죄사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연임 심사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연례 시상식 참석을 위해 7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한축구협회 운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남겨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인판티노 회장은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FIFA는 스포츠의 자율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를 "동아시아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기관"이라고 평가하며 “남자 축구와 여자 축구, 유소년과 생활 체육에 걸쳐 올바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체부 감사의 최종 결과 발표가 앞두고 있는 만큼, 대한축구협회의 향후 행보에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문체부가 외부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발표를 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