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이들 금융지주사들은 실적 컨콜에서 '얼마나 많이 벌었나'가 아니라 '얼마를 돌려줄 수 있을지' 설명하는 것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금융지주사 4곳 중 3곳이 목표 총 주주환원율(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익으로 나눈 비율)을 50% 수준으로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컨콜은 컨퍼런스 콜(conference call)의 줄임말로, 기업이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기업의 실적, 주주 환원 정책 등을 설명하는 행사입니다.
자본시장 이해관계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다보니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되겠습니다만, 앞으로의 위기를 타개하면서 성장을 도모할 경영진의 경영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저위험 중수익' 자산으로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컨콜 키워드는 '위험가중자산(RWA, risk weighted asset)' 관리입니다.
금융 자산을 유형별로 나눠 위험 정도를 반영해 계산한 것으로, 위험이 높을수록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데요. RWA가 높아지면 자본비율이 낮아지니 주주환원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 집니다.
결국 RWA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추진하느냐가 주주가치 제고에 관건이 되는데요. 그러나 RWA의 무분별한 축소도 정답이 되지 못합니다.
성장을 도외시하게 되면 주가의 레벨업이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장과 위험관리의 최적경로를 찾아내는 것이 경영진의 능력입니다.
하나금융은 실적 컨콜에서 "은행 의존도가 낮고 비은행이 증가하면 좋겠지만 은행의 절대규모가 더 성장해야 된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이 가장 높은 은행에 자원을 가장 많이 배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의 위험가중자산이 5조원 정도 된다.
우리은행의 위험 자산은 200조원 이상인데 통합증권사 부분은 (RWA를) 4% 이내가 아니라 늘려야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통합증권사는 적극적으로 성장할 계획인 반면 은행이나 비은행 업종에서 (위험가중자산) 증가 부분을 제어할 것"고 설명했습니다.
우량 대기업 대출 '진검승부'
가계대출 성장 둔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대출 격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신한금융은 "가계대출이나 기업대출은 리스크가 낮기 때문에 성장에 있어서 가계대출이 낮게 간다면 기업대출에 대한 성장여력이 적진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금융 역시 은행의 절대적 규모를 더 키우겠다고 밝혔는데요.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확대를 기반으로 2022년, 2023년 2년 연속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습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7808억원으로 신한(3조1028억원), 국민은행(2조8554억원)에 뒤졌습니다.
그간 공격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린 하나은행이 자본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 취급속도 조절에 나선 탓입니다.
금융지주사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 실적 1위를 다투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격전이 예고됩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지위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리딩금융 지위는 증권 부문이 결정했습니다.
신한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선전하며 3분기 연속 '리딩뱅크' 지위에 올랐지만 리딩금융 자리를 KB금융에 내줘야 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1357억원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실적에 반영된 탓입니다.
리딩금융 가를 '증권' 부문
은행간 실적 경쟁이 박빙으로 흐르면서 앞으로도 비은행 부문, 특히 증권 부문이 실적을 가르는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 여파로 '미운 오리'로 전락했던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이미 '효자'로 떠올랐습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4곳의 3분기 순이익은 32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2.1% 성장했습니다.
신한금융도 칼을 갈고 있습니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는 실적 컨콜에서 "올해 은행보다는 자본시장쪽에서 워낙 부진했고 여러가지 충당금 부실이 많았기 때문에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신한투자증권의 사고처럼 그에 앞서 내부 통제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자본시장쪽의 경쟁력을 강화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비은행 부문, 특히 증권 부문은 금융그룹의 '리딩금융' 지위를 가를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종용 기자
이들 금융지주사들은 실적 컨콜에서 '얼마나 많이 벌었나'가 아니라 '얼마를 돌려줄 수 있을지' 설명하는 것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금융지주사 4곳 중 3곳이 목표 총 주주환원율(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익으로 나눈 비율)을 50% 수준으로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컨콜은 컨퍼런스 콜(conference call)의 줄임말로, 기업이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기업의 실적, 주주 환원 정책 등을 설명하는 행사입니다.
자본시장 이해관계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다보니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되겠습니다만, 앞으로의 위기를 타개하면서 성장을 도모할 경영진의 경영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저위험 중수익' 자산으로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컨콜 키워드는 '위험가중자산(RWA, risk weighted asset)' 관리입니다.
금융 자산을 유형별로 나눠 위험 정도를 반영해 계산한 것으로, 위험이 높을수록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데요. RWA가 높아지면 자본비율이 낮아지니 주주환원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 집니다.
결국 RWA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추진하느냐가 주주가치 제고에 관건이 되는데요. 그러나 RWA의 무분별한 축소도 정답이 되지 못합니다.
성장을 도외시하게 되면 주가의 레벨업이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장과 위험관리의 최적경로를 찾아내는 것이 경영진의 능력입니다.
하나금융은 실적 컨콜에서 "은행 의존도가 낮고 비은행이 증가하면 좋겠지만 은행의 절대규모가 더 성장해야 된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이 가장 높은 은행에 자원을 가장 많이 배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의 위험가중자산이 5조원 정도 된다.
우리은행의 위험 자산은 200조원 이상인데 통합증권사 부분은 (RWA를) 4% 이내가 아니라 늘려야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통합증권사는 적극적으로 성장할 계획인 반면 은행이나 비은행 업종에서 (위험가중자산) 증가 부분을 제어할 것"고 설명했습니다.
우량 대기업 대출 '진검승부'
가계대출 성장 둔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대출 격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신한금융은 "가계대출이나 기업대출은 리스크가 낮기 때문에 성장에 있어서 가계대출이 낮게 간다면 기업대출에 대한 성장여력이 적진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금융 역시 은행의 절대적 규모를 더 키우겠다고 밝혔는데요.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확대를 기반으로 2022년, 2023년 2년 연속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습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7808억원으로 신한(3조1028억원), 국민은행(2조8554억원)에 뒤졌습니다.
그간 공격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린 하나은행이 자본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 취급속도 조절에 나선 탓입니다.
금융지주사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 실적 1위를 다투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격전이 예고됩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지위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리딩금융 지위는 증권 부문이 결정했습니다.
신한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선전하며 3분기 연속 '리딩뱅크' 지위에 올랐지만 리딩금융 자리를 KB금융에 내줘야 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1357억원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실적에 반영된 탓입니다.
리딩금융 가를 '증권' 부문
은행간 실적 경쟁이 박빙으로 흐르면서 앞으로도 비은행 부문, 특히 증권 부문이 실적을 가르는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 여파로 '미운 오리'로 전락했던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이미 '효자'로 떠올랐습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4곳의 3분기 순이익은 32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2.1% 성장했습니다.
신한금융도 칼을 갈고 있습니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는 실적 컨콜에서 "올해 은행보다는 자본시장쪽에서 워낙 부진했고 여러가지 충당금 부실이 많았기 때문에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신한투자증권의 사고처럼 그에 앞서 내부 통제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자본시장쪽의 경쟁력을 강화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비은행 부문, 특히 증권 부문은 금융그룹의 '리딩금융' 지위를 가를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