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지내던 스님께 2년 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이런저런 안부를 나누는데 목소리가 참 경쾌했습니다.
좋은 일 있으시냐고 묻자 하는 일이 잘 되는 중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스님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 '나는 절로'라는 사찰 주선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날만 해도 전남 백양사에서 남녀 12쌍 중 7쌍이 맺어졌다며 싱글벙글하셨습니다.
얼마 전엔 우리카드가 크리스마스 직전인 12월 23일에 '설렘, 인 한강'을 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사는 25세에서 39세 미혼남녀 100명이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짝을 찾는 행사입니다.
요트 투어부터 레크리에이션 게임까지 내용도 알찹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전날에 한강에서 요트라니 생각만 해도 낭만 있네요.
산골짜기 절부터 대도시 강변까지 젊은이 짝 찾아주기에 진심인 모습입니다.
그래도 효과는 있나 봅니다.
지난 4월 통계청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결혼율이 12년 만에 증가했습니다.
건수로는 1만803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4.6% 늘었습니다.
합계출산율 0.72명을 찍은 충격이 컸기 때문일까요.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서울시에서 미혼 여성도 무료로 가임력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정부는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내년부터 월 최대 250만원으로 인상하고, 신혼·출산 가구 대상 주택 공급을 확대합니다.
미혼에 가임기 여성으로서 의도치 않게 출산율 0.72에 기여 중인 저도 생각이 많아집니다.
결혼하라고 부추기는 세상입니다.
안심하고 애 낳으라고 합니다.
그래도 등 떠밀려 가진 않으려고 합니다.
누가 대신 살아주는 거 아니니까요.
2030 남녀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나는 절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