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사진)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중남미 순방 일정을 마치고 21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 앞에는 복잡한 국내외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명태균 씨와 관련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이 계속 확산하고 있는 점은 큰 부담인데요. 향후 개각 등의 '인적 쇄신'과 '양극화 해소' 정책을 통해 여론 환기에 나설 계획이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당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와 관련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조만간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돼 '국정 쇄신' 효과가 제대로 날지 의문이 제기되는데요.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을 외면하는 것으론 여론을 돌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예산안 처리 후 인사개편 단행…김건희 라인 정리 '관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5박8일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다만 윤 대통령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중반으로 반등하긴 했지만, 임기가 절반 남은 상황에서 국정 동력을 완전히 회복하기엔 부족한 수준인데요. 이날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실시한 <NBS> 여론조사 결과(11월18~20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전화 면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7%였습니다.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11월18~19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ARS 방식)에선 지지율 25.6%를 기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은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해 대통령실 인사 개편과 개각 등의 인적쇄신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먼저 대통령실 참모진 인사를 단행한 뒤, 국무총리와 부처 장관을 지명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현재 구체적인 개각 시기는 내년도 예산안 통과 뒤로 제시해놓은 상태인데요. 다만 국회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다음달 2일을 지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통령실의 인적쇄신이 내년 초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적쇄신의 관건은 대통령실 내부의 김건희 여사 라인 정리와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교체 여부인데요. 한 총리 교체 여부가 개각의 폭을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에선 한 총리 교체를 전제로 국민의힘의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권영세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정현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거론되는 인사로는 대통령실 내부의 쇄신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 '양극화 해소' 등 민생에 방점을 둔 정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인데요. 정부는 내년 초 양극화 해소 정책 패키지를 포함한 대책과 함께 사회 이동성 방안과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 등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66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도 중요한 과제인데요. 다만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잇단 예산 삭감 앞에 국민의힘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선 방송통신위원회의 간부 인건비, 대통령실·경찰청 특수활동비 삭감 등에 나서고 있는데요 여기에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2조원으로 편성해 의결했습니다.
여권은 우선 연말까지 예산안 처리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총력을 다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퇴장 속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잇단 명태균 관련 의혹에도…25번째 거부권 행사 임박
국정운영의 두 축인 인사와 정책을 통해 쇄신 의지를 보일 순 있겠지만, 공천 개입 의혹 등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점은 윤 대통령에게 부담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야당이 강행 처리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조만간 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25번째 거부권 행사가 되는데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만 3번째 거부권 행사입니다.
오는 29일이 거부권 행사 시한인 가운데 국무회의가 열리는 26일 거부권 행사 절차를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명 씨와 관련한 윤 대통령 부부의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이를 규명할 특검마저 거부하는 것인데요.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의 반발이 커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특히 25일에는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가 예정돼 있어서 이후 거부권 행사에 대한 야당의 반응이 더욱 격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외치도 걱정되는 형국입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맞아 국익을 어떻게 지켜내느냐가 과제로 남았는데요. 동맹국을 향한 트럼프 2기 정부의 압박 수위에 따라 윤석열정부도 궁지에 몰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바이든 정부의 한·미·일 3국의 협력에만 의지하다 자칫 남·북, 한·러, 한·중 관계를 진전시키는데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수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휴전 협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황에서 윤석열정부가 북·러 군사밀착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지 의문입니다.
특히 바이든 정부에서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에 이어 대인지뢰까지 허가했는데요. 이에 러시아가 핵 교리 개정 등으로 강하게 반발해 확전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