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XR(확장현실)이라고 하면 디스플레이 위주의 시각 기술을 비롯해 촉각, 미각, 청각 등의 몰입도를 높이는 기술들을 떠올립니다.

이러한 기능으로 인해 일차적으로 게임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데요. 5G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융합을 통해 제조, 물류, 의료, 군사 및 국방,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성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특히 XR이 산업용과 군수용 기기의 새 응용처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부터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반의 물류피킹용 증강현실(AR) 글라스 광학모듈 개발·실증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입니다.

 

산업용 XR 기기 시장은 생산성·작업 효율성 극대화, 인력 비용 절감 등의 측면에서 주목받으며 글로벌 XR 기기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은 2023년 401억달러(약 53조원) 규모에서 2028년 1115억달러(약 148조원)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XR 기기를 산업 현장에 실제 적용해 현장 실무자, 관리자 등에게 적용 실효성과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이후 산업이 성숙한 유럽,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방 분야에서도 다양한 환경에서 안전하고 몰입감 넘치는 군사·시뮬레이션 훈련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등 XR 기기 수요가 증가할 전망입니다.

 

자이온 마켓은 글로벌 가상훈련시스템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14.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AI와 XR 등 신기술을 적용해 전투원의 생존확률과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한 육군 미래형 전투체계인 '아미타이거'를 통해 초연결 네트워크 전투체계를 완성할 계획입니다.

 

반면 개인용 XR 기기 시장은 올해 출시된 애플 비전프로가 콘텐츠 부족과 높은 가격 등으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에 주요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내년 비전프로2를 보급형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구글도 지난 5월 AI 에이전트 초기 기술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소개하며 XR 기기에 탑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퀄컴, 구글과 협력해 XR 플랫폼을 구축한 뒤 XR 기기를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력 중입니다.

 

XR에 대한 국내 생태계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수요처 발굴과 산업 활성화가 선행돼야 하겠습니다.

XR 실증사업을 통해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공고히 구축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는 일도 과제가 됐습니다.

 

시장의 반응에는 못 미쳤지만, 애플 비전프로가 XR 시장의 포문을 연 만큼, 향후 해당 시장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할 전망입니다.

기세를 몰아 산업용, 군수용 시장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엔터 등 민간·공공수요 기반의 신시장 창출로 돌파구를 마련함이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산업용 XR 기술.(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