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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뉴스토마토프라임]고려아연 분쟁, 대주주만 감싸나
[뉴스토마토 이재영 선임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국부유출, 혹은 주주와 이해충돌하는 대주주의 의사결정이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영풍은 그룹 핵심회사인 고려아연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의사결정으로 국가 기간산업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불렀습니다.

MBK파트너스 측은 엑시트 계획으로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약속에 대한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단행하는 등 회사자원을 낭비했다는 배임이슈가 제기된 데다 기습 유상증자 발표로 불공정거래 의혹까지 비화됐습니다.

 

 

 

사모펀드에 사나운 시선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소환된 영풍과 MBK 측 경영진은 의원들로부터 중국매각설 또는 해외로의 기술유출 우려와 관련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습니다.

MBK 측은 중국 매각 등은 없다는 약속을 거듭했으나, 해외기관 펀드출자자들의 이해를 떠나 운용사만의 방침으로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이 남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내부 투자심의회를 열어 의사결정합니다.

기업집단 동일인처럼 개인이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경영진이 교체되거나 은퇴할 경우 구두약속의 구속력마저 사라집니다.

 

또한 통상 사모펀드가 인수단계에서 거액의 비용을 지출했다면 인수 후 회사에서 창출한 현금으로 인수대금을 충당합니다.

펀드수익률을 제고할 때는 자원효율을 개선시키는 방법이 통용돼 감원도 발생합니다.

사모펀드의 엑시트는 배당을 병행하면서 기업공개나 재매각 등으로 이뤄집니다.

그 중 M&A 방식의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은 편이라 해외 매각에 대한 걱정도 떨치기 어렵습니다.

해외매각이 현실화 된다면 기술유출은 물론 지역경제나 고용승계 등의 수난도 불가피합니다.

 

고려아연도 두 번의 가처분 소송에서 위법하지 않다는 재판부 판단이 있었지만 본안소송까지 배임 이슈에 놓입니다.

자사주 공개매수는 소각 절차를 거치기로 해 배임죄 위험성을 낮췄지만, 자사주 실질가치보다 높은 매입가로 취득함으로써 이사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될 여지가 생겼습니다.

연장선에서 회사자원이 경영권 보호만을 위해 사용됐다면 투자재원 감소와 자본감소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으로 대주주와 일반주주간 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배임 문제로 이어집니다.

게다가 기습 유상증자 발표로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았던 주주는 추후 주식 수가 늘어나는 가치희석 문제를 겪게 됩니다.

주가 변동성에 따른 기회비용도 따릅니다.

 

기습 유증…이익소각은 조삼모사?

 

대표적으로 고려아연 내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국감에서 제기된 국가기술 보호 차원에서 사모펀드에 반하는 주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공개매수에도 응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거칠 경우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부담을 짊어집니다.

즉 국민연금 납입자인 국민이 손해를 보는 셈이라, 고려아연 의사결정이 주주이익에 부합하는지는 중요하게 따져볼 쟁점이 됩니다.

  

 

이번 공모에서 우리사주조합 청약으로 최윤범 회장의 우호지분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협력사나 기관투자자 등 다른 우호세력이 가세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그런데 공개매수를 기점으로 경영권분쟁이 심화되기 전 고려아연 주가는 40만원대였습니다.

최근 3년간을 보면 주가는 주로 50만원 안팎에 머물렀습니다.

이에 비해 회사가 새로 제시한 공모가는 예정발행가로 67만원입니다.

청약하는 주주는 분쟁 전 평단가로 떨어질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심지어 과거 재계에선 우호세력이 진 주식 인수부담을 영업상 보전해주다가 회사가 부실해진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우려 아래, 경영권을 보호하고자 회사자원으로 공개매수하고 그 부담은 유상증자 등 주주에게 떠민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장씨와 최씨 분쟁에서 그룹 내 고려아연이 존속하는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며 "수년간 저평가된 주가는 그만큼 투자가치를 제고할 여력이 많다는 의미로, 사모펀드가 참전할 빌미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재영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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