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선임기자] 지난달 29일 LG화학, HD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에너지스 3사가 에탄 공동구매 MOU(업무협약)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협상이 길어지며 지지부진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다만 함께 협상해왔던 롯데케미칼은 논의에서 빠졌습니다.
LG화학 석유화학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18일 협상에 참여 중인 업체들에게서 MOU를 체결한 사실이 파악됐습니다.
4사는 올 중순부터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습니다.
석유화학 경쟁력 복원 방안 중 하나로 대산산단에 모여 있는 4사가 에탄을 공동구매해 원재료값을 낮추는 대책입니다.
석유화학은 석유에서 정제한 나프타와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에탄을 (LPG 외) 주요 원재료로 씁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나프타를 사용했는데 미국에서 셰일오일 개발이 확대되면서 여기서 나온 에탄 가격이 저렴해졌고 이를 재료로 쓰는 석유화학 시설이 세계에서 늘어났습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셰일자원 개발이 더 확대되며 에탄도 더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만큼 국내 4사도 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이 끝내 협상에서 이탈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에 이미 에탄시설이 있어서 추가 투자에 부담스러운 입장입니다.
이에 협상테이블에서도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로써 공동구매에 동의하는 3사간 협상은 빨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빠져 공동구매를 통한 가격 협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NCC(나프타크래커)를 에탄시설(ECC)로 전환하고 에탄을 나르는 파이프라인 설치 비용 부담도 과제입니다.
이에 3사는 구체적 방안 설정과 합의가 이뤄지면 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방침입니다.
대정부 협의도 4사가 힘을 모으는 게 유리했지만 3사만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NCC는 만들면 적자라 업체마다 부분적으로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낮추는 형편입니다.
중국발 막대한 석유화학시설 증설과 수요 부진 탓에 고꾸라진 업황이 중장기적으로 회복될 가능성도 낮게 점쳐집니다.
이에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업 시설 전환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입니다.
계엄 사태로 보류됐던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 방안은 조만간 도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석유화학 대책의 조속한 마련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최 부총리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15일에도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반도체와 항공·해운물류에 이어 석유화학, 건설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바로바로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재영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