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연말'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실제 연말 우울증이라는 용어가 있기도 합니다.
연말연시가 다가올 때마다 한시적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데요. 미국심리학회(APA)는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우울감이 생기는 심리상태를 두고 '홀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라는 정식 용어로 규정했습니다.
올해 우울감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해진 모습입니다.
계엄사태 이후 탄핵정국에 접어들면서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크리스마스 때면 흥겹게 울려 퍼지던 캐롤도 올해는 예년같지 않았는데요. 민생에는 차디찬 한파가 몰아치고 거리에는 웃음기가 사라진 모습입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상인들입니다.
연말을 맞아 매출 증가를 기대하던 업계는 손님이 없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식당마다 들어가면 냉기가 가득합니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괜찮다"며 예년과 같은 분위기를 강요하지만, 정작 오늘 당면한 현실은 내각 총사퇴와 줄탄핵입니다.
국내 정국 불안 장기화 우려에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섰고, 코스피도 2400선 밑으로 무너졌습니다.
연말 분위기는 커녕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겁니다.
그 어느 해보다 암울한 연말이지만 해가 바뀌면 어둡고 냉혹한 시기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한 번 넘어 본 파도는 두 번째도 넘을 수 있으니까요. 코로나보다 더한 우울감, 금융위기 보다 높은 긴장감이라고 해도 우리는 이미 극복해 온 저력이 있습니다.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난을 이겨냈던 그 힘으로 다시금 우리 앞에 놓인 시련을 극복하는 새해가 되길 바라봅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듯 삶은 계속되고 또 다른 선택의 기회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