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고객센터 이용약관 청소년정책 개인정보처리방침 광고안내
ⓒ2024 DreamWiz
뉴스 > 경제 [뉴스토마토프라임] 나홀로 고공행진 조선 투자 늦지 않았다 ‘○○○라면…’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국내 주식시장은 내우외환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으나 유독 조선업종은 활짝 웃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바닥을 헤매는 와중에도 조선주와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주가는 신나게 달리는 중입니다.

 

 

조선업이 호황 사이클에 접어든 데다 새로운 조선의 강자로 떠오른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어 반사이익도 기대됩니다.

게다가 원달러환율까지 치솟으면서 남몰래 화장실에 가서 웃어야 할 판입니다.

선박 건조 대금을 나중에 몰아서 받는 헤비테일 방식 계약을 많이 체결한 덕분에 이익이 더욱 증가하게 생겼습니다.

 

선박 건조 후반에 투입하는 ‘이것’

 

당분간은 조선업황이 꺾이지 않고 지속될 전망이어서 조선주 보유자들은 행복할 텐데, 뒤늦게 조선주를 담아보려는 투자자들은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조선주들도 이미 2배씩 오른 상태니까요. 더 오를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조선 섹터라도 덜 오른 종목 찾기에 관심이 큰데요. 적당한 후보가 있습니다.

 

현재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도크는 꽉 차 있습니다.

몇 년치 일감이 쌓여 있습니다.

물론 도크에 자리가 나기 전이라도 육상에서 각 단위의 블록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것도 밀려서 순서를 기다려야 합니다.

공간과 인력엔 한계가 있으니까요.

 

이렇게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해 인도하기까지는 선종에 따라 길게는 2년 가까이 긴 시간이 걸립니다.

이로 인해 조선기자재 업체들 사이에서도 실적에 반영되는 데 시간 차가 생깁니다.

선박 건조 단계 중 초반에 필요한 것이 있고 나중에 필요한 것이 있으니까요. 

 

후반 작업에 투입되는 대표적인 자재가 페인트입니다.

배를 블록별로 만들어 조립한 후 선박의 부식을 막기 위한 선박용 페인트를 도포합니다.

국내 조선업이 호황에 진입한 것이 그리 오래되진 않았으니 이들의 실적도 이제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합니다.

 

 

(사진=www.international-marine.com)

 

IPK 품은 노루홀딩스, 승계 걸림돌

 

국내 페인트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건설업황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아파트 외벽 등 건설현장 등에 쓰이는 비중이 상당해서입니다.

또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특수페인트 매출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선박용 페인트도 만들긴 하는데, 선박용 페인트를 전문으로 하는 상장기업은 없습니다.

 

 

단, 상장기업의 실적에 잡히는 관계회사 중엔 두 곳이 눈에 띕니다.

노루홀딩스가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기업 아이피케이(IPK)와 조광페인트가 절반 지분을 가진 조광요턴입니다.

 

 

IPK는 1980년에 설립해 업력은 45년이 됐습니다.

부산 연제구에 본사가 있고 제조공장은 경남 함안군에 있습니다.

아이피케이의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991억원, 부채 794억원, 자본총계는 201억원으로 덩치가 크지 않지만 연간 매출액이 1806억원, 16억의 영업손실, 당기순이익 13억원을 기록했으니 노루홀딩스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무시할 수준은 아닙니다.

 

 

IPK의 지분율을 반영한 노루홀딩스의 작년 연결 매출은 1조2146억원, 영업이익 674억원, 지배주주 순이익은 255억원이었습니다.

작년엔 IPK가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실적이 양전환한다면 노루홀딩스에게 효자 노릇을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노루홀딩스도 지분 승계 이슈가 있어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는 눌려 있는 상황입니다.

노루홀딩스는 한영재 회장이 최대주주로 25.68%의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그의 막내아들이자 장남인 한원석 부사장 지분율은 3.75%에 불과합니다.

 

 

단, 한원석 부사장 소유(97.7%) 기업이자 노루홀딩스의 특수관계법인(비상장기업) 디아이티가 노루홀딩스 지분 9.40%을 확보해 2대주주에 올라 있습니다.

한 회장은 아마도 디아이티를 통해 지분과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인가 봅니다.

지난 7월에도 한 회장은 디아이티에 30만주를 시간외 매매로 넘겼습니다.

 

한원석 회장은 한정대 노루페인트 창업주의 아들로 1955년생으로 70세입니다.

이제 3대째 승계인데 급한 나이는 아니므로 승계 작업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1위 조광요턴 

 

노루홀딩스의 IPK 지분이 많지 않고, 지분 승계 이슈도 엮여있고, 조선업 호황을 이유로 노루홀딩스에 투자하기엔 꺼림칙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조광페인트라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조광페인트가 노르웨이 요턴과 50 대 50 지분율로 합작해 세운 조광요턴은 IPK가 갖고 있던 국내 선박페인트 1위 자리를 빼앗은 기업입니다.

 

조광요턴은 지난해 매출액 2320억원, 영업이익 199억원에 17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한 해 전 적자를 털어내고 흑자전환한 했을 뿐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IPK를 앞질렀습니다.

조선업의 부활이 큰 힘이 됐을 것이란 짐작이 가능합니다.

비상장기업이라서 분기 실적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올해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충분히 기대해볼 만합니다.

 

 

다만 지난해 조광요턴이 1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보탰는데도, 이를 절반의 지분률로 반영한 조광페인트의 연결 영업이익이 37억원에 그쳤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업부문이 매우 열악하단 뜻인데 다행히 올해는 3분기까지 연결 순이익이 증가 추세입니다.

덕분에 노루홀딩스에 비하면 주가 반등도 괜찮은 편입니다.

 

 

삼화페인트 역시 일본 쵸코쿠와 합자회사 초코쿠삼화를 세웠는데 삼화페인트 지분이 14.9%에 불과해 조선 호황의 반사이익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사진=요턴(Jotun) 홈페이지 갈무리)

 

글로벌 1위 악조노벨 투자 가능

 

굳이 합자회사의 실적을 기대할 게 아니라, 선박용 페인트 제조업체를 직접 공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IPK의 지분 60%를 가진 대주주 악조노벨(Akzo Nobel N.V)이 바로 글로벌 페인트 1위이자 선박용 페인트 1위 기업이니까요. 

 

악조노벨은 한 해 매출이 100억유로, 영업이익 40억유로를 넘나드는 네델란드의 글로벌 기업입니다.

올해 3분기(9월 말) 누적 매출액은 81억유로, 영업이익은 8억1100만유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습니다.

이곳도 선박 페인트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작년보단 나은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악조노벨 주식은 암스테르담 증시와 독일과 인도, 오스트리아에 상장돼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주식 거래는 가능하지만 장외 OTC 종목이어서 국내 일반 투자자들에겐 접근이 제한됩니다.

국내에선 삼성증권에서 네델란드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암스테르담 증시에 상장된 악조노벨(종목기호 AKZO) 주가는 55.74유로(23일 마감가), 시가총액은 95억유로입니다.

시총을 직전 4개분기 합산 순이익으로 나눈 trailling PER(주가수익비율)은 17배 수준입니다.

국내 페인트 기업들에 비해 높지만 글로벌 1위기업이라는 점과, 부진했던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양호한 지표입니다.

 

지난 2일 JP모건은 악조노벨에 대한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리고 목표가를 70유로로 제시했습니다.

JP모건은 악조노벨에 대해 2025년과 2026년 연간 9%의 EBIT(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 성장을 예상했습니다.

악조노벨이 페인트 제조기업인 만큼 에폭시 등 벤젠 계열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이 중요한데, 최근 수요 추세 개선과 함께 비용이 대폭 절감돼 이익 증가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창경 기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