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노동조합이 HUG와 최근 단체협약에 관한 보충협약을 개정하며 '취업규칙 등 제·개정에 대해 조합의견 청취'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동조합이 지나치게 사측의 입장을 반영한 결과라고 풀이합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HUG 노사는 지난달 단체협약에 관한 보충협약을 개정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협약 제3조 3항의 '공사는 취업규칙, 인사(복무)규정, 징계, 변상, 복지, 성과평가, 윤리·행동강령 등 근로조건과 관련된 모든 사규·지침·예규·편람 등을 제·개정할 경우 사전에 조합의 의견을 청취(서면)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됐습니다.
HUG는 근로기준법상 이미 동일 내용이 규정돼 있어 굳이 협약까지 명시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노사 합의로 삭제했다는 입장입니다.
HUG 노조에 관련 입장을 묻자, 직접적인 답변 대신 "홍보팀으로 소통창구를 일원화해서 언론 접촉 어렵다"라는 말만 사측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개정된 협약에 문제는 없지만 근로조건 향상에 노동조합이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해당 조문이 단체협약에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노조가 회사에 과도하게 양보했다는 것입니다.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노사가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협약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성과평가 같은 인사평가는 근로기준법상 고지 의무가 있는 취업규칙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가 있고, 이번 협약 결과는 노동조합에 힘이 없거나 어용이기 때문에 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타 금융권 노조 관계자는 "법률과 달리 단체협약은 노사 당사자들이 합의한 내용이고, 노동자 권리를 더 폭 넓은 범위에서 보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라며 "법률이 있다고 해서 단체협약에 노동자 권익에 대한 조항을 삭제하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HUG 재직 중인 한 직원은 "지난 2년간 업무, 민원이 많이 늘어났는데 노조가 이런 부분을 등한시했다는 의견들이 HUG 내부에서 나왔다"라며 "노조가 실질적으로 앞장서서 (노조원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존재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HUG 내부에서 노조가 노동자 권익을 앞장서서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newstomato.com | 이효진 기자
전문가들은 노동조합이 지나치게 사측의 입장을 반영한 결과라고 풀이합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HUG 노사는 지난달 단체협약에 관한 보충협약을 개정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협약 제3조 3항의 '공사는 취업규칙, 인사(복무)규정, 징계, 변상, 복지, 성과평가, 윤리·행동강령 등 근로조건과 관련된 모든 사규·지침·예규·편람 등을 제·개정할 경우 사전에 조합의 의견을 청취(서면)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됐습니다.
HUG는 근로기준법상 이미 동일 내용이 규정돼 있어 굳이 협약까지 명시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노사 합의로 삭제했다는 입장입니다.
HUG 노조에 관련 입장을 묻자, 직접적인 답변 대신 "홍보팀으로 소통창구를 일원화해서 언론 접촉 어렵다"라는 말만 사측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개정된 협약에 문제는 없지만 근로조건 향상에 노동조합이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해당 조문이 단체협약에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노조가 회사에 과도하게 양보했다는 것입니다.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노사가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협약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성과평가 같은 인사평가는 근로기준법상 고지 의무가 있는 취업규칙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가 있고, 이번 협약 결과는 노동조합에 힘이 없거나 어용이기 때문에 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타 금융권 노조 관계자는 "법률과 달리 단체협약은 노사 당사자들이 합의한 내용이고, 노동자 권리를 더 폭 넓은 범위에서 보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라며 "법률이 있다고 해서 단체협약에 노동자 권익에 대한 조항을 삭제하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HUG 재직 중인 한 직원은 "지난 2년간 업무, 민원이 많이 늘어났는데 노조가 이런 부분을 등한시했다는 의견들이 HUG 내부에서 나왔다"라며 "노조가 실질적으로 앞장서서 (노조원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존재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HUG 내부에서 노조가 노동자 권익을 앞장서서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