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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약업계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 바람이 불고 있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 제약업계가 ESG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가운데, 국내 제약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이 늘면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ESG 등급이 높을수록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 가치 훼손의 여지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ESG 'D등급(매우 취약)' 성적표를 받으며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낳은 기업들이 존재한다.
<IB토마토>는 올해 ESG D등급을 받은 기업들의 등급 하향 요인과 향후 주주가치 제고 계획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동성제약(002210)의 ESG 등급이 해가 지날수록 낮아지면서 올해는 최하위 수준인 D등급을 기록했다.
사회 부문이 극도로 낮은 평가를 받았고, 지배구조 부문도 D등급으로 내려낮았다.
이양구 전 대표이사의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인한 재판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재무적인 주주가치 제고도 실현하지 못하고 있어 업계의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진=동성제약)
ESG D등급으로 강등…이 전 대표 '불법 리베이트' 주요 원인
25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동성제약이 올해 전체 D등급의 ESG 성적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는 C등급을 유지했지만, 올해 사회와 지배구조 부문까지 D등급으로 하향 조정된 탓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지배구조 부문이다.
이 부문에서는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과 뇌물 및 반부패 등을 평가한다.
동성제약은 지난 2022년 지배구조 부문에서 B등급을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C등급으로, 올해는 D등급으로 추락했다.
회사에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양구 전 대표이사의 리베이트 혐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창업주 고 이선균 회장의 막내 아들로, 동성제약의 지분 17.06%(445만1261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 전 대표가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가 전문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이에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배구조 부문이 D등급으로 내려앉았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IB토마토>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리베이트 등도 지배구조 평가 항목에 들어가는 게 맞으며, 중대한 사건으로 확인되면 평가 기준에 포함한다"라고 말했다.
사회 부문도 지난해 C등급에서 올해 D등급으로 전환됐다.
여기서는 공급망 관리, 근로자 안전, 고객만족 등을 평가하는데 동성제약이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여기에 만년 D등급을 받던 환경 부문도 개선하지 못했다.
동성제약은 ESG 강화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할 계획이다.
앞서 올해 6월에는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으로부터 부패 방지 경영시스템(ISO-37001) 인증을 취득했다.
이는 조직의 부정부패 예방 및 대응 시스템 구축과 실행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국제 사회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구축한 인증 체제다.
반부패 경영시스템을 수립·실행·유지 및 개선을 위한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나눔국민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을 만큼 오랜 시간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기부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다소 아쉬웠던 부분들을 채울 수 있도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11년째 무배당…재무적 주주가치 제고도 없어
비재무적인 부분에서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낳은 가운데,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진한 수익성으로 인해 수년간 배당을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성제약은 지난 2012년 당기순이익 30억원을 내면서 주당 30원의 배당을 실행했다.
이후 2013년에는 당기순손실(20억원)로 전환했음에도 주당 30원의 현금배당금을 유지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부터 당기순손실 규모가 커졌고, 올해까지 11년째 무배당 기조가 이어졌다.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이익잉여금을 쌓지 못하다 보니 배당을 실행할 수 없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익잉여금이란 기업이 경영을 하면서 발생한 순이익을 임직원의 상여나 배당 등으로 처리하지 않고 누적한 이익금이다.
배당을 실행한 기업이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법정적립금을 제외한 미처분이익잉여금 등은 배당에 사용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동성제약의 이익잉여금은 7730만원 수준으로, 넉넉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구체적으로 미처리결손금에 27억1046만원이 쌓여있는데, 법정적립금(27억8775만원)으로 상쇄한 금액이다.
이익잉여금을 쌓더라도 말라 버린 현금 곳간을 고려하면 당장 현금 배당을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성제약이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은 43억원으로, 지난해 말(91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또 다른 주주가치 제고 방법 중 하나인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대한 소식도 끊겼다.
동성제약은 지난 2022년 주가 안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20억원을 쏟아 자기주식 25만6990주를 취득한 바 있다.
그러나 소각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이를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자사주 취득은 확인되지 않는다.
자기주식이란 회사가 발행 주식을 일정한 목적으로 회사가 다시 취득해 보유하는 주식을 말한다.
회사가 주식을 다시 사들이면 시중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고, 주당순이익(EPS)가 증가한다.
다만, 취득에 그친다면 물량이 다시 풀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자사주의 소각까지 이뤄져야 완전한 주주가치 제고를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동성제약은 향후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이어나가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를 대신해 지난달 자리에 오른 나원균 대표이사도 취임식에서 의지를 내보였다.
구체적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 마련 △질적 성장을 위한 시스템 구축 △건강한 소통 문화 조성 등 세 가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영업 및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 상승을 도모하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유지해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나아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라도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newstomato.com | 김혜선 기자
최근 제약업계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 바람이 불고 있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 제약업계가 ESG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가운데, 국내 제약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이 늘면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ESG 등급이 높을수록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 가치 훼손의 여지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ESG 'D등급(매우 취약)' 성적표를 받으며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낳은 기업들이 존재한다.
<IB토마토>는 올해 ESG D등급을 받은 기업들의 등급 하향 요인과 향후 주주가치 제고 계획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동성제약(002210)의 ESG 등급이 해가 지날수록 낮아지면서 올해는 최하위 수준인 D등급을 기록했다.
사회 부문이 극도로 낮은 평가를 받았고, 지배구조 부문도 D등급으로 내려낮았다.
이양구 전 대표이사의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인한 재판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재무적인 주주가치 제고도 실현하지 못하고 있어 업계의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진=동성제약)
ESG D등급으로 강등…이 전 대표 '불법 리베이트' 주요 원인
25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동성제약이 올해 전체 D등급의 ESG 성적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는 C등급을 유지했지만, 올해 사회와 지배구조 부문까지 D등급으로 하향 조정된 탓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지배구조 부문이다.
이 부문에서는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과 뇌물 및 반부패 등을 평가한다.
동성제약은 지난 2022년 지배구조 부문에서 B등급을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C등급으로, 올해는 D등급으로 추락했다.
회사에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양구 전 대표이사의 리베이트 혐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창업주 고 이선균 회장의 막내 아들로, 동성제약의 지분 17.06%(445만1261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 전 대표가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가 전문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이에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배구조 부문이 D등급으로 내려앉았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IB토마토>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리베이트 등도 지배구조 평가 항목에 들어가는 게 맞으며, 중대한 사건으로 확인되면 평가 기준에 포함한다"라고 말했다.
사회 부문도 지난해 C등급에서 올해 D등급으로 전환됐다.
여기서는 공급망 관리, 근로자 안전, 고객만족 등을 평가하는데 동성제약이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여기에 만년 D등급을 받던 환경 부문도 개선하지 못했다.
동성제약은 ESG 강화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할 계획이다.
앞서 올해 6월에는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으로부터 부패 방지 경영시스템(ISO-37001) 인증을 취득했다.
이는 조직의 부정부패 예방 및 대응 시스템 구축과 실행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국제 사회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구축한 인증 체제다.
반부패 경영시스템을 수립·실행·유지 및 개선을 위한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나눔국민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을 만큼 오랜 시간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기부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다소 아쉬웠던 부분들을 채울 수 있도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11년째 무배당…재무적 주주가치 제고도 없어
비재무적인 부분에서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낳은 가운데,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진한 수익성으로 인해 수년간 배당을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성제약은 지난 2012년 당기순이익 30억원을 내면서 주당 30원의 배당을 실행했다.
이후 2013년에는 당기순손실(20억원)로 전환했음에도 주당 30원의 현금배당금을 유지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부터 당기순손실 규모가 커졌고, 올해까지 11년째 무배당 기조가 이어졌다.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이익잉여금을 쌓지 못하다 보니 배당을 실행할 수 없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익잉여금이란 기업이 경영을 하면서 발생한 순이익을 임직원의 상여나 배당 등으로 처리하지 않고 누적한 이익금이다.
배당을 실행한 기업이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법정적립금을 제외한 미처분이익잉여금 등은 배당에 사용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동성제약의 이익잉여금은 7730만원 수준으로, 넉넉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구체적으로 미처리결손금에 27억1046만원이 쌓여있는데, 법정적립금(27억8775만원)으로 상쇄한 금액이다.
이익잉여금을 쌓더라도 말라 버린 현금 곳간을 고려하면 당장 현금 배당을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성제약이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은 43억원으로, 지난해 말(91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또 다른 주주가치 제고 방법 중 하나인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대한 소식도 끊겼다.
동성제약은 지난 2022년 주가 안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20억원을 쏟아 자기주식 25만6990주를 취득한 바 있다.
그러나 소각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이를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자사주 취득은 확인되지 않는다.
자기주식이란 회사가 발행 주식을 일정한 목적으로 회사가 다시 취득해 보유하는 주식을 말한다.
회사가 주식을 다시 사들이면 시중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고, 주당순이익(EPS)가 증가한다.
다만, 취득에 그친다면 물량이 다시 풀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자사주의 소각까지 이뤄져야 완전한 주주가치 제고를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동성제약은 향후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이어나가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를 대신해 지난달 자리에 오른 나원균 대표이사도 취임식에서 의지를 내보였다.
구체적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 마련 △질적 성장을 위한 시스템 구축 △건강한 소통 문화 조성 등 세 가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영업 및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 상승을 도모하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유지해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나아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라도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