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인터내셔날이 26일 '와인 페어링'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와인명은 (왼쪽부터) △프레시넷 퀴베 드 프레스티지 △그란 레세르바 그린 레이블 소비뇽 블랑 △엠 샤푸티에 지공다스 아티스트 레이블 △메달라 센테너리 시리즈.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국내에 와인 시장이 안착하고 수요 또한 크게 늘면서 한식과 와인을 즐기는 문화는 자연스로운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미(五味) 중 굳이 꼽으라면 한식은 짠맛을 기본으로 하는 음식인데요.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와인과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단맛, 신맛, 쓴맛과 매운맛에 따라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와인은 따로 있는 법. 금양인터내셔날이 지난 26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각종 와인과 그에 맞는 음식 궁합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정원남 금양인터내셔날 과장은 "'와인 페어링'은 요리의 풍미를 보완하는 와인을 선택해 음식과 와인의 맛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화"라며 "적절한 조화는 요리의 맛을 높일 수 있지만, 잘못된 페어링은 요리와 충돌하거나 압도당해 와인과 요리 둘 다 놓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와인 페어링의 간단 공식은 '음식보다 한 단계 더 맛이 강한 와인을 택하라'입니다.
단맛이 강한 요리를 즐길 경우 더 높은 당도의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드라이한 와인에 단 음식을 먹으면 과일 풍미는 줄고 불쾌한 신맛이 날 수 있습니다.
신맛의 음식은 산도 높은 와인의 과일 맛을 끌어올리는데요. 일례로 토마토스파게티는 신맛이 강한 이탈리아 레드 와인과 페어링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듭니다.
다만 음식보다 와인의 산도가 낮으면 와인이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음식의 염분은 와인의 과일 맛을 강화하고 떫은맛을 부드럽게 해줍니다.
짠 음식이 와인 친화적이라 할 수 있는 이유죠.
와인과 함께 마련된 다양한 한식 요리. (사진=김성은 기자)
이날 한식과 와인 페어링 과정에서 의외의 조합을 찾았습니다.
매콤한 떡볶이가 스파클링 와인과 잘 맞았는데요. 탄산이 가미된 스파클링 와인이 매운맛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매운맛은 와인의 쓴맛, 떫은맛 신맛과 알코올 느낌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낮은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 혹은 낮은 타닌의 레드 와인과 적절한 조화를 이룹니다.
떡볶이에 곁들인 스파클링 와인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프레시넷 퀴베 드 프레스티지'입니다.
스페인 토착 품종 포도의 첫 과즙만으로 만든 와인입니다.
시트러스함과 열대과일 향, 이스트 향이 조화를 이루며 부드러운 버블감과 과실향이 여운을 남기는 점이 특징입니다.
'프레시넷'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 고품질 포도가 생산된 해에만 해당 와인을 양조함에 따라 첫 빈티지가 출시된 지난 1969년 이후 2015년까지 생산된 빈티지는 24번째에 불과합니다.
칠레 화이트 와인 '그란 레세르바 그린 레이블 소비뇽 블랑'을 따르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다음으로 딱새우회와 문어숙회 한입에 칠레의 화이트 와인 '그란 레세르바 그린 레이블 소비뇽 블랑'을 들이켰습니다.
해산물과 화이트 와인의 조합은 정석이죠. 남태평양 연안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난 소비뇽 블랑을 사용해 신선하고 기분 좋은 산도감이 느껴지는 와인입니다.
이 와인은 환경 파괴 없이 지속 가능한 와인 생산이라는 환경 정책 아래 만들어졌습니다.
환경부문 성과를 인정받은 기업이 원형을 그대로 살린 재배지에서 수확된 포도를 동일산업 대비 평균 22% 이상 절약한 수자원과 태양열 등으로 제조했습니다.
한결 가벼워진 유리병에 멸종위기에 처한 새 그림을 그려 넣었고, 참나무를 베어 만드는 코르크 마개 대신 돌려서 따는 스크류캡 방식을 택해 친환경 와인임을 한껏 드러내고 있습니다.
화이트 와인이 비교적 가벼운 음식과 잘 맞다면 레드 와인은 다소 무게감 있는 음식과 조합이 좋은데요. 균형 잡힌 타닌의 구조감과 조화로운 산도가 인상적인 밸런스를 선보이는 레드 와인 '엠 샤푸티에 지공다스 아티스트 레이블' 시음에는 평양식 냉수육을 집어 들었습니다.
특히 이 와인은 차세대 아티스트 백두리 작가와 콜라보레이션한 한정판 와인으로, 내달 2일 1만2000병만 한정판으로 출시됩니다.
장마리아 작가를 시작으로 신다인, 최승윤, 백두리 작가까지 한국에서만 진행 중인 아티스트 프로젝트 4번째 와인입니다.
아르헨티나 레드 와인 '메달라 센테너리 시리즈'와 소곱창 전골. (사진=김성은 기자)
칼칼한 전골 국물은 진한 컬러의 레드 와인과 찰떡궁합을 자랑합니다.
소곱창 전골에 아르헨티나의 '메달라 센테너리 시리즈'를 페어링했는데요. 카베르네 소비뇽 90%에 아르헨티나 대표 품종인 말벡 5%와 카베르네 프랑 5%가 혼합된 와인입니다.
오크 숙성을 통한 토바코, 향신료, 후추와 같은 아로마를 느낄 수 있습니다.
메달라 센테너리 시리즈는 트라피체의 대표 와인인 '메달라'의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지난해 와이너리 설립 140주년을 기념해 국내와 미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출시됐습니다.
스페인어 메달라(Medalla)는 '메달 수상자'라는 뜻으로, 여러 시상식에서 수많은 메달을 수상한 트라피체의 훌륭한 와인을 상징하는 의미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K-푸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외국인들도 한식과 와인의 페어링을 경험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정 과장은 "한국을 방문한 해외 와이너리 관계자들은 주로 다양한 한식과 와인을 같이 즐기길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산도, 단맛, 쓴맛, 풍부함과 같은 요소의 균형을 통해 이뤄진다"며 "다양한 페어링을 통해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고 전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