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그간 소회에 대해 "과연 정부가 이 총체적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절박한 심정이었고, 밤잠을 설친 날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의 어려운 삶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프고, 이것을 어떻게든 빨리 타개하려고 최선을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하나하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면서,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쏟았다"며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켜서, 국민 여러분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들겠다는,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이제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장밋빛 경제회복을 전망했는데요. 그러면서 "무엇보다, 남은 2년 반은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 정부의 국정 과제인 4대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전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얼마 전까지 더위가 계속되더니, 이제 아침, 저녁으로 꽤 쌀쌀해졌습니다.
겨울 채비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걱정입니다.
대통령은 항상 걱정이 많은 자리입니다.
더울 때는 더워서 걱정이고, 추워지면 추위가 또 걱정입니다.
경기가 나쁘면 장사하시는 분들 장사가 안 될까 걱정이 되고, 경기가 조금 나아진다 싶으면 물가가 올라서 지갑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질까 그게 또 걱정입니다.
365일 24시간 노심초사하면서, 국민들도 열심히 일하고 힘드시지만, 저 역시도 365일 24시간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 대통령의 어깨에 놓인 책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도, 어쨌든 국가와 민생을 위해 일을 한다는 보람에 힘든지 모르고 늘 행복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임기 반환점까지 왔습니다.
돌아보면 지난 2년 반 동안, 국민께서 맡기신 일을 어떻게든 잘 해내기 위해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국민 여러분 보시기에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저의 진심은 늘 국민 곁에 있었습니다.
또 저의 노력과는 별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하였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챙겨보고 또 살펴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오니,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나라의 상황이 힘든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취임을 하고 보니, 모든 여건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팬데믹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었고,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고,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지속됐습니다.
당시 거시지표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혹독한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거시지표도 훨씬 어려웠지만, 그래도 2008년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9.7% 10% 가까이 됐기에 대중수출이나 이런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정부를 인수했을 때는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많이 하락해서, 바로 이런 데에도 문제가 있었기에 2008년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했습니다.
국민들의 어려운 삶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프고, 이것을 어떻게든 빨리 타개하려고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런 분들도 있었습니다.
국무위원 분들 중에는 경제에 정통한 분인데, 자칫하면 나라 망한다 정말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그런 얘기를 국무회의에서도 많이 했습니다.
과연 정부가 이 총체적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절박한 심정이었고, 밤잠을 설친 날이 많았습니다.
하나하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면서,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켜서, 국민 여러분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들겠다는,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습니다.
이제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올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경상수지 흑자도 7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 2%를 상회할 전망입니다.
내년 3월 24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 계약이 마무리되면, 원전 산업을 비롯한 우리 산업 전반에도 더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2년 반 동안 아무쪼록 열심히 뛰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임기 후반에 접어들게 됩니다.
저는 2027년 5월 9일, 저의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할 것입니다.
그리고 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남은 2년 반은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둘 것입니다.
그동안은 잘못된 경제 기조, 국정기조들을 정상화하는데 주력했다면, 그리고 그때그때 거시지표 중심으로 위기관리에 중점을 뒀다면 남은 2년 반은 민생의 변화, 이런 기조변화에 따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실질적 변화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말씀입니다.
물가와 주택시장을 더욱 안정시켜서, 가장 근본적인 생계비 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그린벨트 해제, 재건축 활성화 등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곳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습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금융 지원과 재기 지원 프로그램도 맞춤형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장학금을 확대하고 일자리도 늘리겠습니다.
우리 정부의 복지는 포퓰리즘 복지, 정치 복지가 아니라 약자 복지입니다.
약자복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복지의 수혜 대상도 지속적으로 늘릴 것입니다.
또 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범죄에 무관용으로 강력 대응하고, 국민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키겠습니다.
새롭게 들어설 워싱턴의 신 행정부와 완벽한 한미안보태세를 구축해서,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튼튼히 지킬 것입니다.
한미동맹의 안보, 경제, 첨단 기술 협력을 더욱 고도화하여, 우리 청년과 기업이 뛸 수 있는 세계 운동장을 더 넓히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데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AI, 첨단 바이오, 퀀텀 등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 육성해서 정책 지원도 더욱 강화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에 내실을 기하겠습니다.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도 계속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의료, 연금, 노동, 교육 개혁과 인구 위기 극복의 4+1 개혁은, 민생과 직결된 과제이고,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과잉 경쟁을 해소되어야 합니다.
불필요한 경쟁이란 것은 필요하고 유효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하는 것인데 불필요한 과잉경쟁은 우리 경제 사회에 독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과잉경쟁은 수도권집중화를 초래합니다.
과잉경쟁 해소하고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어서, 인구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가겠습니다.
의료개혁은,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차분하고 꼼꼼하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연금개혁은, 단일 개혁안을 정말 오랜만에 우리 정부 들어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작년엔 방대한 여론조사와 추리분석을 통해 국회가 결정할 수 있는 단계로 만들어서 보냈고, 이번 22대에 들어와서는 우리가 아예 국회의 논의시간도 단축시키기 위해 정부의 단일개혁안을 보내드렸기에, 조속히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노동개혁은, 법치 확립의 토대 위에서, 유연하고 활력있는 노동시장을 만들겠습니다.
교육개혁은 이제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늘봄학교를 계획대로 확대하고, 융합형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의 틀을 세우겠습니다.
이것 모두 우리의 경제성장을 위한 구조적 개혁입니다.
여론과 민심에 귀 기울여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차질 없이 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챙기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와 정부의 부족했던 부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고쳐야 할 부분들을 고쳐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섬기는 마음으로 국정 쇄신에 나서겠습니다.
당정 소통을 더욱 강화해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유능한 정부,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는 대내외의 거센 도전 앞에 서 있습니다.
잘 해 나가면 이 위기가 얼마든지 우리 발전의 기회로 바뀔 수 있습니다.
소모적 갈등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민생과 미래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적할 부분은 지적하더라도, 민생과 미래를 위한 일만큼은 모두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서로 진영이 다르고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우리의 자녀들에게 좋은 미래를 선사해야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공통의 과제 아니겠습니까. 저도 국민 모두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제 마음가짐을 다시 돌아보면서, 더 소통하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민생의 변화를 체감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실 수 있도록 저와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