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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한식세계화 현주소)③어디까지 왔나?…"아직 갈 길 멀다"


해외의 한 한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김치찌개.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충범·김성은 기자] 한식은 과거에 비해 널리 알려졌지만 일식, 중식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이 돼 있고 일상 속에 파고들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에 한식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한식 문화를 함께 전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무엇보다 인재 양성과 현지 정착에 심혈을 기울여 한식 세계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입니다.

 

올해 7월 한식진흥원이 발표한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식 인지도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 주요 18개 도시에 거주 중인 현지인 9000명 가운데 '한식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로 집계됐는데요. 2021년 55.9%, 2022년 57.6%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한식에 대한 만족도는 92.5%로, 5년간 90% 이상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한식 경험과 관련된 수치는 제자리였는데요. 한식당 방문 경험은 64.6%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하락했으며, 한식당 방문 빈도는 월 1.9회(2021년·2022년)에서 소폭 감소한 1.7회로 집계됐습니다.

 

각국 음식에 대한 경험과 평가를 기반으로 경쟁력 지수를 산출한 결과, 한식(56.3점)은 이탈리아 음식(59.8점), 일본 음식(59점)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중국 음식(55.8점), 멕시코 음식(44.4점), 태국 음식(43.4점)이 뒤를 따랐습니다.

주로 동남아시아, 20~30대, 고소득층, 한국문화 관심층에서 한식 경쟁력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는 설명입니다.

 

전 세계 다양한 연령층이 한식을 즐기는 정도에 이르려면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입니다.

이들은 한식의 세계화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식에 대한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궁극적인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산업적인 측면도 좋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토대를 내리는 방향으로 전략이 수립돼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중식과 일식은 모두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해외 메인 스트림 시장에 진입했다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의 한 마트에서 떡볶이 등 한식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최지아 한국미식관광협회 부회장(온고푸드 커뮤니케이션 대표)은 "일단 한식에서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 이름을 한글 그대로 표기하고 알려야 한다.

아울러 국제식품규격(CODEX·코덱스)에 한글 발음 그대로 등록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광양불고기', '전주비빔밥', '전남대통밥' 등 지역성이 강한 로컬 메뉴의 경우 지역명을 붙여 외국어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최 부회장은 "우리 전통 한식의 경우 서양과 비교해 주요리라는 개념이 희박하고 밥과 다양한 찬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밥, 국, 찌개, 김치 등으로 이뤄진 한식의 특징과 기본 구성요소를 정리하고 이를 알려야 한다"며 "이 같은 조건이 갖춰진다면 한식 세계화에 가속도가 붙고 부가가치도 더해질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한식을 알리는 주체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김지형 한양여대 외식산업과 교수는 "인재 양성은 한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한식이 정체성을 이어가고 희소가치를 가지려면 한국인이 직접 해외에서 한식을 해야 한다.

하지만 외국어를 비롯한 다양한 장벽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외국인에게 한식을 가르치는 기관이나 시설이 필요하다"면서 "생태계 안에서 플레이어들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정부 등이 한식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한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한류 열풍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는데요.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식의 세계화는 K-팝 등 한류 콘텐츠의 급부상과 함께 부수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때문에 현재 미국, 유럽 등지에서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 부분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영속성을 가지고 유지될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유행이 지나면 위기가 오기 마련이므로 언제까지 한류에 기댈 수만은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교수는 "사실 외국 음식들은 기본적으로 짠맛을 베이스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한식은 달고, 맵고, 짠 음식이 많다.

외국 음식에 비해 맛의 다양성이 높아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할 수 있다.

외국인들이 한번 먹으면 재구매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며 "이 부분을 토대로 현지화 작업을 거칠 필요가 있다.

한식이 어느 정도 현지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되면, 현지인들의 입맛을 유연하게 수용한 신상품을 꾸준히 내놓는 정부 및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충범·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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