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그룹)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30일 정기 인사를 통해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을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전임인 송현석 대표가 마케팅 전문가였다면, 강 신임 대표는 재무통으로 신세계푸드의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쏠립니다.
즉 돈이 안 되는 사업은 축소하거나 정리하고, 돈 되는 사업을 밀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신세계푸드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아직 매출 비중이 미미한 대안식품 사업의 운명에 관심이 쏠립니다.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한 대안식품의 경우 시장 확대에도 대중성이 약해 눈부신 실적 증가세를 보이기까지 시일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1970년생인 강 신임 대표는 지난 1995년 신세계에 입사해 2015년 신세계그룹 전략실 감사팀장, 2016년 신세계건설 지원담당 상무보를 거쳤습니다.
2017년 이마트로 자리를 옮겨 관리·재무담당 상무와 이마트 지원본부장 겸 지마켓 지원본부장 전무를 지냈고, 2023년부터 최근까지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도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을 강조했는데요. 재무 전문가를 신세계푸드 수장에 앉힌 의중에는 사업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최근 3개년 신세계푸드 연결기준 매출은 △2021년 1조3293억원 △2022년 1조4113억원 △2023년 1조4889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영업이익은 △2021년 300억원에서 △2022년 2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가 △2023년 264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그렸습니다.
올해 상반기는 전년 대비 7.9% 증가한 775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 또한 13.9% 늘어난 143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아쉬운 대목은 1%대 영업이익률입니다.
영업이익률은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입니다.
신세계푸드 영업이익률은 △2021년 2.3%에서 △2022년 1.5%로 내려와 △2023년 1.8% △2024년 상반기 1.8%를 기록 중입니다.
서울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위치한 대안식 레스토랑 '유아왓유잇' 1호점.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론칭했다.
(사진=김성은 기자)
여기에 올 상반기 순차입금비율이 92.4%로, 지난해 말 108.2%에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순차입금비율은 순차입부채를 총자본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통상 2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봅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84억원에서 875억원으로 늘었습니다.
강 대표는 수익성 증가와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만큼 사업 확장보다는 수익이 안 나는 사업은 털어내고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방향이 유력하다는 판단입니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부진한 사업을 차근차근 정리해 왔는데요. 올 1월 레스토랑 '보노보노'를 브라운F&B에 매각했으며, 9월에는 스무디 전문점 '스무디킹'의 사업 종료를 알렸습니다.
미국 본사와의 계약 만료에 따라 내년 10월까지만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기조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매출 비중이 약한 대안식품 사업에 얼마나 공을 들일지 눈길이 쏠립니다.
송 전 대표의 경우 대안식품 사업에 열중하며 직접 진두지휘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죠. 2021년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와 지난해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차례로 론칭하며 보폭을 넓혔습니다.
신세계푸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889억원 중 98.6%는 신세계푸드의 식품·유통서비스 사업부문에서 나왔습니다.
노브랜드버거 등 외식·베이커리·구내식당·푸드홀 등을 영위하는 식품서비스부문의 매출 비중이 39.8%, 유통서비스부문 비중이 58.8%입니다.
미국에 설립한 대체육 유통 회사 '베러푸즈'의 매출은 100만원입니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 등에 대안식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대안식품 시장 성숙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단기간 실적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안식품 시장이 확장된다고 해도 대중성이 낮은 측면이 있어 아직 국내에서 부흥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그 이유 때문에 식품회사들이 대안식품 사업은 진행 중이나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