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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사라지는 명절


명절 때 정치 얘기, 결혼 얘기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의 얘기는 일상화 돼 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겪는 일이라는 건데요. 지인에게 명절 때 일가친척들의 사이가 좋냐고 물었더니 "결혼하고 애기 낳고 손주 손녀 생기니까 그 재롱 보느라 어르신들이 말다툼 하실 틈이 없더라고요"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물론 그 시간이 영원하진 않지만 또 친척 중에 누군가가 그렇게 대를 잇고 생명의 기쁨을 맞이하면 잘 지나가게 된다는 겁니다.

그렇게 왁자지껄한 명절이 유지되곤 한다는 건데요.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누군가는 다시 혼자가 되서 명절에 오지 않고, 누군가는 여태 결혼을 못해서 귀경을 하지 않고 나홀로 명절을 보냅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생긴 명절 풍경인데요. 

 

여성 인권 신장도 기존 명절 문화를 바꿔놨습니다.

요즘 MZ 며느리는 명절도 다르게 쇱니다.

한 지인은 명절 때 시댁에 잠시 들러 맛있는 음식 먹고 안마 의자에 앉아 있다 오는 정도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남성 우월주의 분위기에 짓눌려 며느리라는 이유로 새벽부터 밤까지 노예처럼 가사노동에 시집살이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된 겁니다.

 

 

명절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달라진 추석 풍경 변화는 고향 방문 대신 해외 여행을 떠나는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는 사실로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연휴 마지막날인 18일 하루 인천공항을 통해 9만 명이 출국했는데요. 명절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기보다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셈입니다.

한마디로 명절이 더 이상 명절이 아닌 '긴 주말'이 된 겁니다.

 

명절이 사라지는 데는 지구온난화도 한몫했습니다.

이번 추석은 폭염으로 추석이 아닌 '하석'이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폭염으로 휴가를 미뤘던 직장인들의 여행 수요까지 더해져 내년부터는 여름 휴가를 추석에 가게 되면 명절을 지내는 사람들은 더 줄어들 것 같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나온 것은 친척들과의 즐거운 놀이, 풍성한 음식 그리고 좋은 날씨 때문이었는데요. 놀이도, 음식도, 날씨도 자취를 감춰갑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추석을 앞두고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였던 이유는 달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상 기후로 둥글게 꽉 찬 밝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풍경마저 이제는 사라질 것 같습니다.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newstomato.com |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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