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위에 새로운 세대가 등장해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최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시위 현장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정 의원은 수십 년간 집회 현장에서 활동해 온 만큼, 시위 현장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집회 현장에서는 2030세대가 집회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 의원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김어준은 정 의원의 이야기를 듣고 "정청래 의원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는 있지만, 몰라보는 건 쉽지 않다"며 크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번 집회의 특징 중 하나는 8년 전 박근혜 탄핵 집회에서 등장했던 촛불 대신 아이돌 응원봉이 거리를 메웠다는 점입니다.
가요계 팬덤이 사용하는 응원봉이 집회에 등장하자 집회 도중 각 팬덤의 응원봉이 어떤 가수의 팬덤이 사용하는 응원봉인지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되는 등 이색적인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시위에 흘러나오는 노래도 캐럴, 신세대 노래로 바뀌었습니다.
깃발 역시 전통적인 시민·사회·노동운동 깃발 대신 재치 있고 재미있는 문구가 적힌 깃발이 등장했습니다.
더구나 이번 집회는 하나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처럼 SNS를 달구면서 또 다른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세대가 점차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10대도 집회 자체를 하나의 밈으로 받아들이며 시위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외신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K팝 팬들의 응원봉이 탄핵 집회에서 효과적인 새로운 도구로 부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정 의원이 집회 현장에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면서도 이를 유쾌하게 받아들인 이유는, 새로운 세대가 집회에 등장한 것을 반가워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후대에는 이번 사태를 두고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집회 문화에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게 된 계기였다고 평가할지도 모릅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