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시스)
올해 만든 취미 중 하나가 베이킹입니다.
빵 먹는 걸 좋아하다보니 베이킹을 하면 좋아하는 빵을 원없이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한 취미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렇게 재미있었던 베이킹인데 몇 번 하고 안 하게 됐습니다.
베이킹을 하고 난 후 정리를 하려고 보면 정말 언제 치우나 싶을 정도로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베이킹을 했습니다.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마들렌부터 초코칩쿠키, 빼빼로, 휘낭시에 등 그간 먹고 싶었던 것들을 다 했습니다.
원없이 먹기도 했고요.
MBTI에 'J'가 있는 저에겐 레시피는 곧 법입니다.
레시피는 따르라고 있는 것이고 이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결과물이 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코칩쿠키을 만들려면 흑설탕 60g에 흰설탕 20g, 무염버터 60g, 바닐라 익스트랙 2g, 베이킹소다 1g, 중력분 110g, 다크 초코칩 80g 등이 필요합니다.
이 중량을 지키기 위해서 베이킹을 하는 내내 저울을 거의 분신처럼 달고 있었습니다.
1g이라도 넘치면 꼭 숟가락으로 퍼냈고 적으면 꼭 맞추기 위해서 집중해서 조금 더 넣곤 했습니다.
안 그러면 만들어진 쿠키가 맛이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함께 만드는 친구가 옆에서 저울을 재고 있는 저를 보면서 한숨을 쉬었습니다.
1g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잔소리도 계속 했습니다.
친구의 베이킹은 제가 봤을 땐 정말 막무가내였습니다.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눈대중이라는 걸 믿고 본인 원하는 대로 퍼붓고 있었습니다.
아, 저 쿠키는 망할 것이다 생각했죠.
시간이 지나고 오븐에서 결과물을 꺼내들었습니다.
친구가 만든 쿠기와 제가 만든 쿠키는 겉보기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속으로는 많이 다를 거라 생각했죠.
왜일까요. 친구 쿠키가 더 맛있었습니다.
정량을 지킨 제 초코칩쿠키는 생각보다 덜 달았고 초코칩이 부족했습니다.
반면 친구가 만든 쿠키는 달아 맛있었고 초코칩이 가득했습니다.
“네가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서 먹으려고 하는 베이킹을, 정량 지켜가면서 할 거면 사먹는 게 낫지 않아?”
J라 계획적이고 절차대로 확실하게 해나가며 살아오던 저는 베이킹을 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