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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뉴스토마토프라임](이재명 취재기②) 그들이 '진정성'을 강조한 이유는?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성남시청을 출입하는 지역매체 선배들은 김용을 만나보라고 추천했습니다.

이재명 시장에 대해서 알려면 그 사람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 시장이 성남에서 변호사를 할 때부터 인연을 맺은 후 시민사회 활동을 쭉 같이 했다는 겁니다.

당시엔 성남시의회 의원으로서 이 시장을 돕고 있었습니다.

 

 

성남시의회 건물은 성남시청 바로 옆입니다.

여느 지방의회 의원실이 그렇듯 김용의 사무실도 좁았습니다.

서로 명함을 교환한 뒤 사무실 소파에 앉았습니다.

당시 취재와 인터뷰는 '이재명은 누구인가'에 대해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재명에 대해 기초적인 것부터 당시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현안들을 물었습니다.

 

8월26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민주당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 관련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취재기'를 쓰기 위해서 당시의 수첩을 오랜만에 다시 뒤적여봤습니다.

거기엔 김용과 나눈 대화들이 적혔습니다.

"이 시장이 시정에 집중하지 않고 광화문 집회에 전념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런 논란은 정치적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 이 대표가 의도적으로 노리는 게 아닌지", "성남시청 외벽에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게시하고, 시청 앞 잔디밭에 세월호 모형을 설치한 것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이 시장이 형(재선씨)의 형수에게 쌍욕을 했다는 동영상까지 돌고 있는데?"

 

당시의 문답은 따로 기사로 쓰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용의 말은 "진정성을 믿어달라"로 요약됩니다.

논란이 되거나 의도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이 시장의 행보는 그의 진정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고, 보도라고 했습니다.

 

 

이재명의 진정성을 제대로 알고, 알리기 위해서라도 언론이 이 시장에 대해 편견 없이 다가가 달라고 했습니다.

이후로 김용과 친해졌습니다.

수시로 만나 수다를 떨었고, 술자리도 즐겼습니다.

 스스로 이재명을 잘 몰랐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재명을 잘 모르고 기사를 쓰지 않을까" 늘 걱정이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김용과 어울렸고, 그의 소개로 이재명 측 인물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정진상도 그런 과정으로 소개를 받았습니다.

  

 

김용이, 이재명 측 사람들이 이 시장의 진정성을 강조한 건 몸을 조심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당시 이 시장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를 맞아 가장 앞장서 '박근혜 탄핵'을 외쳤습니다.

이 시장 말마따나 '변두리 성남시장', '변방장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겁니다.

이 시장은 범야권 대선주자에도 이름을 올렸고, 여론조사에서 세 손가락 안의 지지율을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동시에 범야권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측이 견제도 받아야 했습니다.

특히 이 시장은 당시에도, 지금도 친노(친노무현)과 관계가 좋지 않았습니다.

  

 

계기는 2007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재명은 정치 입문 초창기인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이재명은 정 후보 지지단체인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공동 대표까지 맡았습니다.

하지만 이때 일은 두고두고 이재명의 정치인생에서 발목을 잡습니다.

 

우선 '박스떼기'로 불리는 부정경선 논란이 있습니다.

정 후보 측이 유령 선거인단 명부를 박스째로 실어 나르며 선거인단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입니다.

부정경선 논란을 놓고 손학규 후보 캠프 등과 여러 건의 법적 분쟁을 벌일 정도였습니다.

정통 대표인 이재명도 박스떼기를 주도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겁니다.

 

또 하나는 정 후보가 노 대통령을 공개적이고도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일입니다.

정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까지 역임했습니다.

한때 '참여정부의 황태자'라고까지 불렸습니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막판 지지율 추락 등 정치적 위험에 처하자, 정 후보는 등을 돌렸습니다.

이런 행보에 이재명도 동조했습니다.

친노와의 악연이 시작된 겁니다.

 결국 정 후보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참패했고, 다시는 민주당 주류로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정 후보를 도왔던 이재명 역시 친노 눈밖에 났다.

17년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성 친노·친문(친문재인)이 이재명을 비토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탓에 이 시장으로선 문재인 전 대표 등에 견주어 주목을 받자 일부러 몸을 조심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정치는 타이밍'이라고 했던가요? 얼마 뒤 이 시장의 진정성이 크게 의심받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계속)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newstomato.com |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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