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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2025 환율·금리)1500원 넘으면 일단 대피하라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로 돌아간 환율 때문에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1500원 돌파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한편에선 외환위기를 걱정하고 다른 한편에선 지금이 기회라며 수혜주를 찾기 바쁩니다.

원달러환율이 1500원을 넘어 강세를 유지할 경우 그에 따른 수혜를 넘어 한국 경제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일단 주식시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럼에도 위기를 적극 활용하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이젠 멀리 내다보고 환율 반전을 염두에 둔 투자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4년 주식시장의 마지막 날 코스피는 0.22% 하락하며 2399.49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이날도 원달러환율은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을 나타냈고 외국인들은 매도세를 이어가 결국 2400선 방어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미국채 10bp 상승시 코스피 3.1% 하락

 

외환시장은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에 하락하다 9월 중순 트럼프의 귀환에 대한 불안감으로 상승 반전했고 12월엔 계엄과 대통령 탄핵이 불안감을 증폭시켜 상승이 가팔라졌습니다.

외국인들은 계엄 사태 이후 한국 주식을 약 3조원, 채권은 2조2000억원을 내다 판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같은 흐름에 대해 “계엄 사태의 영향이라기보다 기존의 유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실물경제가 영향을 받으면서 펀더멘털과 투자자 신뢰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지금 한국 증시는 탄핵의 완결도 중요하지만, 기존 자금 유출의 핵심 배경인 금리의 향방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미국의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미국채 금리 상승세가 멈추고 다시 하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미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면 원달러환율 또한 계속 상승 압력을 받게 됩니다.

 

 

현재 미국채(10년만기) 금리는 4.6%를 넘은 상태인데요. 하나증권은 과거 미국채가 4.5% 이상에서 10bp(0.1%포인트) 상승 시 S&P500지수가 2.4% 하락했고, 코스피는 3.1% 하락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대로 4.5% 이상에서 10bp 하락할 경우 S&P500지수와 코스피는 각각 1.3%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미국채 금리도 시장 참여자들에 의해 움직이므로 미국의 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거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합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물가·고용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직관적 투자는 달러선물ETF

 

금리와 원달러환율의 상승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직접적인 타격은 채권 투자자들이 받았습니다.

2024년을 앞두고 금리 하락 트렌드를 예견한 채권 투자가 급증하며 채권 개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이들은 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탓에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2년째 증가세였던 엔화 및 엔화 기반 미국채 투자자들로서는 채권 손실에 환손실까지 더해진 상태입니다.

 

 

직접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매매차익을 포기하더라도 채권 만기까지 기다려 약속된 원리금을 받으면 되지만, 금리에 시세가 변하는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한 경우엔 손실을 피할 수 없습니다.

 

 

국내 채권금리 역시 오름세여서 채권 투자하기엔 좋은 조건이 아닙니다.

금리가 다시 하락하는 시점이 언제일지 예측하기 어렵고, 그걸 기다릴 만큼 메리트가 큰 것도 아닙니다.

금리와 환율이 반전될 경우 기대이익은 채권보다 주식 쪽이 커 보입니다.

일반 투자자라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주식 투자를 잠시 쉬는 것이 좋은 시기이지만, 지금과 같은 대형 위기를 한두 번 겪어 경험이 충분한 투자자라면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직관적인 투자는 달러선물에 연동하는 ETF 투자입니다.

원달러환율을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달러선물인버스 ETF입니다.

언제 돌아설지 알 수 없으므로 기계적으로 분할매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달러선물인버스 레버리지 상품도 있으나 환율의 출렁임에 민감한 만큼 환율이 하락 추세로 전환이 확인된 후에나 단기적으로 활용할 만합니다.

 

 

고환율 피해주에도 관심

 

고환율이 유지되는 동안엔 환율 상승의 수혜를 받는 종목이 주목받는데요. 지금 시점에선 조선주와 조선기자재 주식이 가장 눈에 띄지만 이미 2배 이상 오른 경우가 많아 부담스럽습니다.

 

 

자동차도 괜찮습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원달러환율 10원당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2800억원, 2200억원 변동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2025년 각사 예상 영업이익의 1.9%, 1.7%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증권사들은 지난 4분기와 올해 이익을 추정할 때 원달러환율을 1360원, 1340원으로 반영했습니다.

이를 1400원, 1395원으로 조정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4분기 및 2025년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7%, 10% 증가합니다.

기말 환율에 따라 변동하는 판매보증 충당부채 비용도 증가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이밖에도 수출주들은 어느 정도 환율에 이익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안타증권은 과거 원달러환율 상승이 수출액 증가에 영향을 주기까지 6개분기 정도가 걸렸다며 원화 약세 효과는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당장 실적에 반영될 때까지는 시장 변동성을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고환율 수혜주보다 피해주를 선택하는 쪽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원달러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외환위기 급의 충격이 오지 않는 이상 추가 상승폭보다는 시장이 안정됐을 때 되돌아올 낙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원달러환율 상승 피해업종은 원자재 수입량이 많은 음식료입니다.

밀, 옥수수 등을 거의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비용 증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닭볶음면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삼양식품처럼 확실한 재료가 없는 기업은 환율 상승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또한 원화 약세는 미주와 유럽 여행객의 부담을 키워 여행업도 위축됩니다.

항공주의 경우 에너지 가격도 연관돼 있습니다.

 

 

지난 하반기 내내 밸류업 덕분에 올랐다가 12월에 하락한 금융주가 그중 하나입니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지주들은 자본적정성지표인 CET1(보통주 자본비율)를 맞춰야 합니다.

CET1은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이 지표가 높아지려면 자본금이 늘거나 위험자산이 감소해야 합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배당 여력이 커지는데, 환율이 급등한 탓에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금융사의 충당금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 배당 기대감이 감소,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표적인 피해주들을 천천히 분할 매수로 접근한다면 환율 반전 시 주가 상승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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