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정리를 하다 옛 물건들을 찾았습니다.
요즘 애들은 모르는 삐삐부터 얼굴 사진이 들어가 있는 학생증, 줄 달린 헤드폰, 접어 쓰는 폴더폰, 카메라 등 버리지 못한 물건이 가득 있었습니다.
가지고 있자니 짐이요, 버리자니 아까운 것들이었죠.
물건들을 살펴보니 예전에는 사진은 사진기로, 전화나 문자는 핸드폰으로, 도서관에 들어가려면 학생증으로 제각각 물건을 사용했네요. 요새는 일명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찍고, 본인확인도 하고, 전화와 문자도 보내는데 말이죠.
레트로 가전제품. (사진=뉴시스)
집 안에 구식 물건을 정리하는 필자와 달리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들은 이런 옛 물건에 환호한다고 합니다.
노키아의 폴더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0%나 늘었다고 하고요. 영국에서는 인터넷도 안되는 바비폰도 출시됐다고 합니다.
노키아 모회사인 HMD가 바비인형 제조업체 마텔과 협업헤 제작한 제품입니다.
전화, 문자, 카메라 등 기본적 기능만 사용할 수 있는 폴더폰이죠.
필름카메라와 카세트테이프 등 수요도 지속되고 있답니다.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사진을 찍기보다 필름 사진에, 고음질의 휴대폰 속 노래보다 카세트테이프속 감성을 쫓는 것이죠.
레트로, 아날로그가 유행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Z세대는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시대에 태어난 세대가, 편의성에 길든 이 세대가 오래된 것을 찾기 때문이죠.
이들이 집중한 것은 단순히 레트로 열풍일까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찍는다는 행위에, 듣는다는 행위에, 전화는 전화기로 사용한다에 집중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내실과 본질을 따져가며 취사선택을 했다는 것이죠.
단순히 겉치레로 최신의 제품을 택하기보다 행위의 본질을 들여다본 결과물이 오래된 것의 유행을 불러왔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