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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토마토칼럼) 행망쩍은 '논픽션'


대뇌피질을 구성하는 부분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곳은 '전두엽'이다.

대뇌 반구의 전방에 위치한 뇌엽인 전두엽은 기억력, 사고력, 감정, 문제해결 등 고등정신작용을 관장한다.

 

뇌 건강을 주창하는 전문가들은 전두엽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유아 시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도덕성을 기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능력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게 옳은 행동인지, 왜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여러 환경에서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깨우치는 건 가르침을 통한 인지와 반응에 따라 구문해 나가는 발달 과정을 겪는다.

 

이성적 사고와 판단, 행동, 감정 조절, 공감성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발달 과정은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하고 더불어 사는 성숙 사회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전쟁과 학살, 인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독일이 성숙한 시민의 깨어있는 의식을 위해 '정치교육(보이텔스바흐 합의)'을 택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전체주의 망상과 같은 아픈 역사가 또 다시 재현되지 않기 위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민주주의 피켓을 드는 정치·사회적 참여는 민주주의 증진이자 민주적 권리의 바탕이다.

 

하지만 '경고성 계엄' 등 궤변은 생각, 감정, 행동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전두엽 발달이 지연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헌법재판관 임명'은커녕 국정 혼란·민심 이반을 부추기려는 작태들을 보면 '무지'일까. '방임'일까. '공조'일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DHD', 금쪽이에게는 오은영 선생이 있다지만 생각의 무능과 부끄러움이 없는 악의 평범성을 그동안 방치했던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68혁명 이후 70년대 냉전체제 하의 극심했던 좌우 이념 논쟁·대립의 독일은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합의를 이뤄냈다.

그러나 '극우'를 막으려는 독일 시민의 저항·연대와 달리 우린 뒷걸음친 정치가 분열사회의 단면을 말해주고 있다.

 

비록 '계엄'이라는 분노 속에 하나 된 시민의식을 보여줬지만 우리는 더 단호해져야 한다.

나 몰라라 했던 한 표가 행망쩍은 자들을 불러왔고 어느덧 발치에서 우릴 잡아먹는 논픽션 무비가 될지 모른다.

 

일제 잔재 청산의 실패가 남기고 간 역사는 그들의 권력과 부로, 주요 요직의 영향력으로 오늘날까지 부작용을 앓게 한 대못이 있지 않은가.

 

놀라운 경제성장을 일궈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조차 무너지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소위 '개천에서 용난다'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부자는 부자, 빈곤층은 계속 빈곤이라는 계층 사다리의 부실과 주요지표들이 줄줄이 퇴보하고 있다.

 

기업들 순이익은 2년 연속 감소했고 매출도 3년 만에 뒷걸음질 쳤다.

출생아는 급감했고 육아휴직도 첫 감소한 대한민국. 산업체계 진화의 실패는 일자리 생태계 약화로 실업급여 신청자가 두 달 연속 '역대 최다'를 달리고 있다.

 

격차 사회와 내수 취약성의 구조화는 근시안적 정책으로 미래 불안이 되고 있다.

일자리 양극화와 자영업 과잉, 자산·소득격차, 임대료 압박 구조화, 산업 경쟁력 약화, 수출 주도 성장 약화 등 참담한 현실, 그리고 광기까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지 않은가.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judi@etomato.com



newstomato.com | 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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