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차세대 자동차로 여겨지던 전기차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포비아'(화재 등에 따른 공포증) 현상 등으로 판매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2024년은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가교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차(HEV)가 약진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도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돌풍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2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11월까지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5만2307대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기간(28만3365대)보다 6만8942대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1년 16만9478대, 2022년 19만3998대로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차의 높은 연비와 강력한 주행 성능이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특히 고유가 시대,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하이브리드차의 연비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입니다.
통상 같은 모델이라도 하이브리드차 연비가 일반 내연기관보다 50% 가까이 좋아 유지비를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1위인 기아 쏘렌토는, 전체 판매량 8만5710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6만1079대나 됐습니다.
현대차 싼타페 또한 7만912대 중 5만947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등 하이브리드차가 현대와 기아차 내수 판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그랑 콜레오스의 신차 효과로 8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1만5912대가 판매됐는데, 그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부분인 1만5323대에 달합니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차가 대세임을 입증했습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 대수는 11만9905대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01%에 달했습니다.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더하면 판매 대수가 13만대에 육박하며, 판매 비중도 53%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세가 돋보인 이유는 전기차 캐즘과 포비아 등의 여파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기차 화재 사고까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1~11월 전기차 판매는 13만9067대로 작년(14만9939대)보다 1만872대 줄었습니다.
전기차는 지난 2022년(15만5892대)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으나, 작년부터 성장세가 꺾인 데 이어 올해는 감소 폭이 더 커졌습니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내년에도 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내년 현대차그룹은 대표 모델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고, 르노도 새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 중입니다.
또한 KGM도 토레스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보다 연비가 좋고, 전기차 구매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이 내년에도 하이브리드차를 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