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부산 시내에서 열린 집회에서 ‘부산 토박이’ 여고생이 윤석열 대통령과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갈무리.
12·3 계엄사태 이후 전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성별, 지역,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촛불을 드는 가운데 청소년들의 시국선언도 화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고3 학생보다 삼권분립을 모르면 어떡하냐”며 작심발언을 쏟아낸 부산 여고생 A씨의 연설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에는 ‘K-딸, 부산의 딸 기성세대를 반성하게 만든 감동 연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지난 9일 업로드된 영상은 12일 현재 조회수 126만회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은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투표 불성립으로 무산된 후 다음 날인 8일 부산 시내에서 열렸습니다.
A학생은 단상에 올라 “5개월 전, 학교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를 배웠던 저와 친구들은 분노”했다며 “교과서에서 말하는 민주주의가, 삼권분립이, 국가원수의 책임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현 정국을 보고 말입니다”라고 외쳤습니다.
이어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정부에게 대체 당신들이 말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수의 의미는 이미 문드러진 지 오래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 보수주의 정당이 아니다.
반란에 가담한 반민족 친일파 정당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청소년 단체 회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청소년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전국 청소년들의 시국선언 규모가 5만명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지음’ 활동가 등 30여명이 모여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막는 청소년 시국선언’을 진행했는데요.
시국선언문에는 단쳬 예측치였던 1000명을 뛰어넘는 4만9052명의 청소년들이 서명을 통해 동참했습니다.
19세 이상 성인 950명과 지지단체 123곳을 포함하면 총 참여자 수가 5만2명입니다.
광주시 중고등학생 7018명도 SNS를 통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사회 교과서에는 대통령이 국민 통합과 국가 운영의 모범이 돼어야 하며, 국가 발전과 국민의 안정을 우선시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고 나와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정당한 목적도, 절차도 없는 계엄을 선포함과 동시에 민주 정치의 근간인 삼권분립의 원칙을 무시하고, 행정부의 권한을 남용하여 헌법에 근거한 기관인 국회에 군사적 위해를 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위 현장에서, SNS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교과서를 부정하지 않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싶은 마음은 청소년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기성세대 역시 댓글을 통해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하다”라고 말합니다.
국회는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만 합니다.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할 현 사태에 책임이 있습니다.
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