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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내수·내란·트럼프 '3중고'…한국경제 '먹구름'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심리까지 위축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년 만에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경고를 내놨는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이었던 2016~2017년과 비교하면 금융시장의 변동폭은 작지만, 가계와 기업의 경제심리는 더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내수 부진 장기화 속 국내 정치 악재가 겹친 가운데, 이달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까지 다가오면서 한국 경제가 3중고를 겪는 모습입니다.

 

KDI, 새해 첫 경기 진단서 '정치 불확실성' 언급

 

KDI는 8일 '경제동향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KDI가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언급한 것은 2023년 1월호 이후 처음입니다.

 

KDI는 새해 첫 경기 진단에서 처음으로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에 대한 언급을 내놨습니다.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 발생 후 엿새 뒤인 9일 내놓은 '경제동향 12월호'에서는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언급 없이 "상품 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만 진단했는데, 구체적으로 국내 정치 상황을 언급한 것입니다.

 

KDI는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 심리도 악화하고 있다"며 "최근 정국 불안에도 환율 및 주가 등 금융시장 지표의 동요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지만,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KDI의 분석에 따르면 비상계엄 이후 금융시장은 다소 불안정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2016년 10월24일 이후)보다는 안정된 모습을 유지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과거 정국 불안기엔 정국 불안 시작 시점 대비 최고 7% 오른 반면, 이번 정국에선 현재까지 5% 가량 상승했습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과거 14bp(1bp=0.01%포인트) 상승한 데 반해 이번엔 4bp 오르며 상승폭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수치로, 높을수록 해당 국가가 파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기업·가계 심리 '추락'…꽁꽁 얼어붙은 '내수'

 

문제는 가계와 기업의 심리 위축입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는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에 걸쳐 9.4포인트 하락한 반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작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1개월 만에 12.3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과거 탄핵 정국보다 하락 속도도 빠르고 낙폭도 큽니다.

 

 

기업심리지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10월 73.0이었다가 11월 71.0, 12월 66.0, 1월 61.0으로 3개월 연속 하락세입니다.

BSI 지표가 100 밑이면 향후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수 역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DI는 "건설업 생산도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해 내수 경기도 미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상품 소비와 건설투자 부진 장기화로 경기 개선이 제약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과 수출 증가세 역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KDI는 "반도체 생산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관련 설비투자와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면서도 ICT 품목을 제외한 여타 품목은 증가세가 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 장기화 속 정치 리스크 악재까지 겹치며 내수 침체의 그림자가 더 짙어졌다고 지적합니다.

여기에 이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 한국 경제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랜 기간 내수 침체가 이어진 상황에서 수출 역시 트럼프의 관세 장벽들로 악영향이 예상되다 보니 한국 경제의 추락 위기가 커지는 것"이라며 "경제는 추락하면 다시 회복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우리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 방어가 필요한 데, 정국이 불안하니 참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toyouja@etomato.com

newstomato.com | 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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