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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농협금융지주의 신탁사 인수합병 진행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궁화신탁이 당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사실상 매물로 나오면서다.
금융업권은 NH금융이 무궁화신탁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비은행 강화 차원에서 신탁사 인가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미끄러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궁화신탁의 위험액 축소에 따른 건전성 하락이 NH금융이 인수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사진=농협은행
무궁화신탁 인수자 찾기 본격화
3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경영개선을 명령하면서 무궁화신탁은 사실상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정상화를 위한 유상증자와 자회사 정리 등이 우선적으로 추진된다.
무궁화신탁은 금융지주회사로의 인수와 합병 등 제3 자 인수 계획 등이 포함된 경영개선 계획을 당국에 새해 1월24일까지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금융위 의결을 거쳐 합병이나 금융지주의 인수가 진행된다.
승인 시 2월 말까지 모든 과정이 완료될 예정이다.
무궁화신탁은 전업 부동산신탁사 14개사 중 토지신탁 수탁고 기준 7위다.
지난 2003년 설립돼 9월 말 기준 영업수익 74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위는 무궁화신탁의 토지신탁 비중이 과도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지난 9월 말 무궁화신탁의 토지신탁 사업장은 67개로 이중 책임준공형이 35개다.
무궁화신탁이 금융위로부터 조치를 명령을 받은 것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기준에 미달해서다.
금융당국은 신탁사의 NCR가 150% 미만일 경우 권고, 120% 미만일 경우 요구, 100% 미만일 경우 명령 등 3단계로 구분해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한다.
올 3분기 말 무궁화신탁의 NCR는 69%다.
당시 무궁화신탁은 125%라고 공시했으나, 자산건전성을 다시 분류하고 시장 위험액을 과소 계상한 부분을 바로잡자 대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무궁화신탁을 제외한 13개 부동산신탁사의 평균 NCR는 537.3%로 규제 수준인 150%를 크게 웃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부동산신탁사에 주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신탁사의 건전성과 유동성을 관리해왔다.
부동산 신탁사 중에서도 무궁화신탁은 취약도가 높은 신탁사로 분류돼 지난 8월부터 금감원으로부터 검사를 받았다.
9월 말 회사의 영업용순자본은 241억3763만원이다.
반면 총위험액은 192억9549만원인데, 이중 시장위험액이 69억7357억원, 신용위험액이 82억6355만원, 운영위험액이 9억7944만원이다.
과소 계상이 이번 명령의 원인이 된 만큼, 시장위험액은 급증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 중 유일 신탁 무보유 지주
금융당국의 경영개선명령 부과로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자, 금융업권에서는 NH금융이 자회사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년 전 NH금융은 비은행이익 확대를 위해 신규 부동산신탁 인가를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신탁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예비 인가 신청을 받았다.
12개 예비 인가 신청사 중 3곳이 선정될 예정이었으며, 농협금융지주가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참여해 유력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신영자산신탁과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이 최종 선정됐다.
당시 금융위는 ▲자기자본 및 자금조달방안 ▲인력 및 물적설비 ▲사업계획 ▲이해상충방지체계▲대주주적합성 등의 심사 항목에서 선정된 세 곳의 사업계획이 타 사에 비해 우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신탁사 신규 인가 신청 시기는 예상할 수 없게 됐다.
NH금융이 신탁사를 품에 안을 방법은 인수합병뿐인 상황이다.
NH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신탁사가 없다.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신탁사들도 자연스럽게 실적이 악화됐으나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우리금융지주(316140), 하나금융지주(086790) 모두 신탁사를 갖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KB부동산신탁을, 하나금융은 하나자산신탁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5년 전 각각 아시아신탁과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강했다.
NH금융이 무궁화신탁을 인수해도 NCR가 타 금융지주 대비 낮은 수준으로 시작하게 된다.
KB부동산신탁의 NCR는 3분기 말 기준 1564.3%, 신한지주의 신한자산신탁은 204.3% 우리금융의 우리자산신탁은 3564.66% 하나금융의 하나자산신탁은 758.34%다.
만약 자회사 처분 등으로 NCR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다고 해도 무궁화신탁의 적정성은 150% 수준으로 예상돼 나머지 금융지주에 비해서는 모자라게 된다.
인수 후 감당해야 할 리스크도 문제다.
NCR는 신탁사나 증권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3분기 무궁화신탁이 위험액을 실제보다 적게 계산해서 NCR가 떨어진 만큼 NH금융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총위험액은 보유자산의 손실예상액을 뜻하기 때문이다.
다만 NH금융은 현재 무궁화신탁 인수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NH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NH금융 자회사 중 신탁사가 없는 것은 맞지만 현재 포트폴리오 구성이 잘돼있는 상태”라면서 “무궁화신탁 인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성은 기자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농협금융지주의 신탁사 인수합병 진행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궁화신탁이 당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사실상 매물로 나오면서다.
금융업권은 NH금융이 무궁화신탁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비은행 강화 차원에서 신탁사 인가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미끄러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궁화신탁의 위험액 축소에 따른 건전성 하락이 NH금융이 인수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사진=농협은행
무궁화신탁 인수자 찾기 본격화
3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경영개선을 명령하면서 무궁화신탁은 사실상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정상화를 위한 유상증자와 자회사 정리 등이 우선적으로 추진된다.
무궁화신탁은 금융지주회사로의 인수와 합병 등 제3 자 인수 계획 등이 포함된 경영개선 계획을 당국에 새해 1월24일까지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금융위 의결을 거쳐 합병이나 금융지주의 인수가 진행된다.
승인 시 2월 말까지 모든 과정이 완료될 예정이다.
무궁화신탁은 전업 부동산신탁사 14개사 중 토지신탁 수탁고 기준 7위다.
지난 2003년 설립돼 9월 말 기준 영업수익 74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위는 무궁화신탁의 토지신탁 비중이 과도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지난 9월 말 무궁화신탁의 토지신탁 사업장은 67개로 이중 책임준공형이 35개다.
무궁화신탁이 금융위로부터 조치를 명령을 받은 것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기준에 미달해서다.
금융당국은 신탁사의 NCR가 150% 미만일 경우 권고, 120% 미만일 경우 요구, 100% 미만일 경우 명령 등 3단계로 구분해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한다.
올 3분기 말 무궁화신탁의 NCR는 69%다.
당시 무궁화신탁은 125%라고 공시했으나, 자산건전성을 다시 분류하고 시장 위험액을 과소 계상한 부분을 바로잡자 대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무궁화신탁을 제외한 13개 부동산신탁사의 평균 NCR는 537.3%로 규제 수준인 150%를 크게 웃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부동산신탁사에 주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신탁사의 건전성과 유동성을 관리해왔다.
부동산 신탁사 중에서도 무궁화신탁은 취약도가 높은 신탁사로 분류돼 지난 8월부터 금감원으로부터 검사를 받았다.
9월 말 회사의 영업용순자본은 241억3763만원이다.
반면 총위험액은 192억9549만원인데, 이중 시장위험액이 69억7357억원, 신용위험액이 82억6355만원, 운영위험액이 9억7944만원이다.
과소 계상이 이번 명령의 원인이 된 만큼, 시장위험액은 급증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 중 유일 신탁 무보유 지주
금융당국의 경영개선명령 부과로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자, 금융업권에서는 NH금융이 자회사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년 전 NH금융은 비은행이익 확대를 위해 신규 부동산신탁 인가를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신탁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예비 인가 신청을 받았다.
12개 예비 인가 신청사 중 3곳이 선정될 예정이었으며, 농협금융지주가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참여해 유력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신영자산신탁과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이 최종 선정됐다.
당시 금융위는 ▲자기자본 및 자금조달방안 ▲인력 및 물적설비 ▲사업계획 ▲이해상충방지체계▲대주주적합성 등의 심사 항목에서 선정된 세 곳의 사업계획이 타 사에 비해 우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신탁사 신규 인가 신청 시기는 예상할 수 없게 됐다.
NH금융이 신탁사를 품에 안을 방법은 인수합병뿐인 상황이다.
NH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신탁사가 없다.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신탁사들도 자연스럽게 실적이 악화됐으나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우리금융지주(316140), 하나금융지주(086790) 모두 신탁사를 갖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KB부동산신탁을, 하나금융은 하나자산신탁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5년 전 각각 아시아신탁과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강했다.
NH금융이 무궁화신탁을 인수해도 NCR가 타 금융지주 대비 낮은 수준으로 시작하게 된다.
KB부동산신탁의 NCR는 3분기 말 기준 1564.3%, 신한지주의 신한자산신탁은 204.3% 우리금융의 우리자산신탁은 3564.66% 하나금융의 하나자산신탁은 758.34%다.
만약 자회사 처분 등으로 NCR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다고 해도 무궁화신탁의 적정성은 150% 수준으로 예상돼 나머지 금융지주에 비해서는 모자라게 된다.
인수 후 감당해야 할 리스크도 문제다.
NCR는 신탁사나 증권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3분기 무궁화신탁이 위험액을 실제보다 적게 계산해서 NCR가 떨어진 만큼 NH금융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총위험액은 보유자산의 손실예상액을 뜻하기 때문이다.
다만 NH금융은 현재 무궁화신탁 인수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NH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NH금융 자회사 중 신탁사가 없는 것은 맞지만 현재 포트폴리오 구성이 잘돼있는 상태”라면서 “무궁화신탁 인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