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이슈의 중심에 섰습니다.
스타 셰프인 '백수저' 계급과 숨은 실력자 '흑수저' 계급이 나뉘어 요리 경쟁을 합니다.
요리사들이 요리를 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기사를 쓰는 일과 요리를 만드는 일, 의외로 비슷한 부분이 많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흑백요리사 첫 에피소드에선 흑수저 요리사 80명 중 20명을 뽑는 과정이 나옵니다.
요리사 80명은 세트장에서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을 만들어 냅니다.
심사위원들은 음식을 맛보고 생존과 탈락을 결정합니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강점을 가진 분야와 육류, 해산물, 채소 등 좋아하는 주 재료도 모두 달랐습니다.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기자마다 부서(분야)가 다르고 출입처(재료)도 다릅니다.
정치와 금융, 산업 등 부서가 있고 그 안에서 출입처 역시 세분화됩니다.
어느 부서에서 어떤 출입처를 맡고 있느냐에 따라 생산되는 기사도 다릅니다.
출입처를 잘 취재하는 것도 요리에서 재료를 손질하는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부턴 흑수저와 백수저 간 대결이 나옵니다.
랜덤으로 뽑은 한 재료를 가지고 1대 1로 요리 대결을 벌이는데. 생소한 재료를 받은 요리사들은 백수저, 흑수저 가릴 것 없이 치열한 고민에 빠집니다.
기자들도 출입처가 변경된 후 한동안 헤매는 경우가 있습니다.
1대 1 대결 당일에는 제한 시간이 주어집니다.
기자에겐 마감 시간이 주어지죠.
이처럼 음식과 기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닮은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흑백요리사를 보면서 가장 큰 공감을 느낀 부분은 과정 보다 결과였습니다.
흑백요리사들은 심사위원 앞에서 심사를 받고 승패가 갈립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기량을 쏟아냈음에도 누군가는 패배하게 되죠. 출연한 요리사는 모두 결과에 승복했습니다.
내가 만든 음식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
맛있는 음식 안에 요리사의 책임감도 들어있었습니다.
기자도 책임감을 가지고 기사를 씁니다.
내 이름이 걸린 기사에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취재한 정보와 사실 관계를 여러번 확인하며 오류 없이 기사가 나가도록 노력합니다.
책임감, 요리사와 기자가 스스로 만든 결과물에 가지는 책임감은 막중합니다.
흑백요리사가 직업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해줘 고맙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포스터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