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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K금융 베트남 생존전략)⑫"베트남 큰 손을 잡아라"


 

(하노이=이효진 기자) 오토바이 배기음과 경적이 끊임없이 들리던 베트남 하노이 미딩 지역에서 차로 15분 정도 달리면 소음이 잦아들고 도로가 깨끗한 지역이 나옵니다.

하노이 북서부에 위치한 부촌, 서호 외교단지입니다.

이 곳에는 하노이의 강남이라 불리는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은 지난 15일 외교단지 초입의 대형 사거리에 우리은행 '스타레이크 지점'을 찾았습니다.

스타레이크 지점은 총 4층 규모로, 1층에는 개인 고객과 VIP 고객 응대실이 있고, 2층은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고액 자산가 영업 기지를 마련하기 위해 스타레이크 지점을 열었습니다.

베트남 10억동, 한화 약 5500만원 이상 예금한 고객은 일반 VIP(고액자산가)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초고액자산가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북서부에 개발 중인 한국형 신도시 '스타레이크 시티' 초입에 4층 규모의 우리은행 스타레이크 지점이 있다.

우리은행은 이 곳을 고액자산가 영업 기지로 내세울 계획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스타레이크 지점은 대중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해 올해까지 일반 고객과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했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고액자산가 영업에 돌입합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하노이 최대 규모 쇼핑몰인 롯데몰과 은행 본점이 있는 경남 랜드마크 타워(경남빌딩)에도 '투체어스(Two Chairs)'라는 VIP 상담 창구를 만들 계획입니다.

 

박종일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은 "스타레이크 지점을 하노이 신도시로 급부상하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은행은 몫 좋은 자리에 스타레이크 지점을 선점한 만큼 브랜드를 알리는 대형 LED 전광판 설치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박 법인장은 "베트남 고객들에게 한국계 은행은 정말 믿을 수 있고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지 은행이 아직 대여 금고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점을 파고들어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한국식 자산관리 모델을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은행은 스타레이크 지점을 시작으로 롯데몰과 경남빌딩에 고액자산가 상담 창구를 만들 계획이다.

사진은 고객 상담 중인 우리은행 스타레이크 지점 직원.(사진=뉴스토마토)

 

신한은행도 경남빌딩 1층에 고액자산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PWM경남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센터는 금융자산 미화 5만달러, 한화로 약 7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합니다.

 

같은 날 방문한 신한PWM경남센터는 전용 창구 3개를 비롯해 안락한 쇼파, VIP 상담실 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고액 자산가 고객이 언제든지 지점에 들러 미팅을 하거나 커피 한 잔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베트남 현지인 고객은 10% 정도로 사업차 베트남을 찾은 한국 교민이 대부분이지만, 신한은행은 앞으로 현지인 고객을 늘릴 계획입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베트남 법인이 앞다퉈 고액자산가 영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베트남 '큰손'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Knight Frank)가 최근 발표한 '2024년 부(富)보고서(Wealth Report 2024)'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초고액자산가는 752명으로 전년대비 18명(2.4%) 늘어났습니다.

슈퍼리치로 불리는 초고액자산가 기준은 순자산 3000만달러, 한화 약 419억원에 달합니다.

 

아울러 해당 업체는 2028년에 베트남의 슈퍼리치가 30% 늘어 978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베트남이 글로벌 제조업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은행은 국내에서 쌓은 고액자산가 금융 서비스 노하우와 한국계 은행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베트남 슈퍼리치를 사로잡는다는 계획입니다.

베트남 현지인들은 지난 2022년 사이공은행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 이후 자국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인데요. 특히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베트남 고액자산가의 경우 외국계 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큽니다.

 

국내 은행의 한 주재원은 "한국계 은행의 자산관리 노하우와 안정성을 내세우면 한국형 자산관리 모델이 베트남에서도 통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끝>

 

베트남 슈퍼리치가 꾸준히 늘자 한국계 은행은 이들을 잡기 위해 고액자산가 영업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하노이 경남 랜드마크 1층에 위치한 신한PWM경남센터 모습.(사진=뉴스토마토)

 

하노이=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newstomato.com |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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