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탈중앙화 블록체인 기술의 안정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하면서 그 여파로 인해 한국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습니다.
주가, 환율, 가상자산 시장은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후 급등해 1440.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코스피·코스닥도 4일 오전9시 전날 대비 각각 1.97%, 1.91% 하락했습니다.
한국은행은 계엄 해제 이후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24시간 장이 열리는 만큼 가격 변동 폭이 가장 컸습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1억3300만원에서 한때 33% 하락한 8800만원까지 가격이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금융시장, 환율은 계엄 해제 이후에도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변동 폭이 컸던 가상자산 시장은 빠르게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비상계엄 선포 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지만 업비트에 이례적으로 많은 규모의 테더가 유입됐다는 것입니다.
테더는 달러에 1:1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소 내 기축 통화로 사용됩니다.
계엄이라는 불안한 정치 상황에도 오히려 돈이 몰린 겁니다.
국내 거래소 기준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를 위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안한 정치 상황에 가상자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투자자 사이에 있기 때문일 겁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금융 시장과 달리 글로벌 거래소를 통해 빠르게 안정세를 찾은 셈입니다.
가상자산은 이미 외국 국가에서는 경제 붕괴, 전쟁과 같은 상황에 전통 금융 대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평범한 이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 쯤으로 여길 겁니다.
그런데 이번 계엄 선포가 남이 아닌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위기를 심어줬습니다.
그리고 불안한 상황일수록 안전함을 추구하기 됩니다.
근데 가상자산은 국가 위기, 금융 시스템 붕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개인과 기업에게 안정적으로 금융 서비스가 작동한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계엄령이라는 나비의 날개짓이 전통금융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에 어떤 변화를 줄지 면밀히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시황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