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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위기의 철강·석화…불황 극복 '몸부림'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대표적인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인 철강, 석유화학 업계가 극심한 업황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철강·석유화학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 중인데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재편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광양제철소 전경 (사진=광양제철소)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증권사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철강 업계 빅4(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지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3856억원으로 추산되는데요. 전년 대비 28.9% 감소한 수치입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5% 줄어든 104조274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철강 업계는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이라는 겹악재를 겪었는데요. 특히 중국의 철강업체들이 자국 건설 경기 침체로 소화하지 못하는 철강을 싼 값에 우리나라에 밀어내고, 엔저 상황 속 일본 제품이 수입되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은 900만톤으로 지난 2020년 600만톤에서 약 300만톤 가량 늘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글로벌 공급 과잉 상황이 장기화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작된 건설 경기가 올해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철강업계는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이 해소될 가능성이 적은 가운데 이를 방어하기 위한 각국의 무역장벽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까지는 최종 제품에 대해서만 무역 장벽을 세웠지만 이 기준이 철강 제작 과정까지 옮겨가는 분위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철강업계는 나름의 자구책을 비롯해 위기 극복을 위한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포스코는 지난해 말 불확실한 경영 여건을 돌파하고 철강 조업 안정화를 위해 설비강건화 TF팀과 고로안정화TF팀을 사장 직속으로 발족하는 등 구조조정을 마쳤습니다.

또한 저수익 사업과 자산을 구조 개편하고 고수익 중심의 성장투자로 자본효율성을 도모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포스코는 인도,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의 현지화 전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더불어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 전략과 탄소중립 전환과 관련 중장기적 대책도 진행 중입니다.

 

 

현대제철도 업황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포항 2공장의 축소 운영을 결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 강판 중심으로 사업 무게추를 옮겨 간다는 방침인데요. 미국 내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현지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또한 현대제철은 탄소 저감 제품 생산 준비 등 미래 지향적인 사업 전략도 병행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금호 피앤비화학 공장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전례 없는 위기의 석유화학…민관 협력 강조

 

석유화학도 철강과 마찬가지로 기나긴 불황 끝 전례 없는 위기를 마주한 상황입니다.

석유화학 역시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업황 악화로 이어졌는데요. 핵심 원인으로는 세계적인 석유화학 설비 증설과 중국의 저가 공세가 꼽힙니다.

 

중국은 석유화학 100% 자급을 목표로 공장 설비를 증설하고 있는데요. 이후 경기침체에 빠지며 공급 과잉을 일으켰습니다.

이렇게 과잉 생산된 제품은 저가로 해외로 수출됐고 이는 국내 석유화학의 불황 장기화로 이어집니다.

한국무역협회의 ‘중국 공급과잉에 대한 주요국 대응 및 시사점’ 보고서는 올해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은 231MT인 반면 예상 수요는 195MT로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중국은 에틸렌 생산능력 글로벌 1위 국가로 부상한 상태인데요. 올해 에틸렌 생산능력은 55M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위기에 석유화학 CEO들은 “위기 극복”에 한 목소리를 냈는데요. 신학철 한국화학산업협회장(LG화학 부회장)은 “올해 산업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대외 무역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2028년까지 글로벌 공급 과잉 등이 전망되는 만큼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협력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고부가 및 친환경 분야로의 대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을 당부한다”며 “화학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재편 인센티브 강화, 액화천연가스(LNG) 석유수입 부과금 환급 등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신속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철강·석화 대책 마련 나선 정부

 

이 실장의 말처럼 정부도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의 불황 극복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산업부는 6일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지난달 23일 발표한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대책’의 후속조치로 오는 상반기까지 3자 컨설팅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재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석화산단 지역을 ‘산업 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 검토하고 고부가·친환경 투자 확대를 위한 ‘2530 R&D 로드맵’을 상반기 중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철강 업계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는 이날부터 업계와 공동으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TF’를 운영하고 통상 리스크 대응, 그린철강 전환, 핵심·고부가 품목 R&D 투자 등의 논의를 시작했는데요. 이를 반영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상반기 중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한 9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사업’을 차질없이 완료해 본격적인 탈탄소 시대를 대비할 계획입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newstomato.com |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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