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지난해 한국산업은행 퇴사자가 전년 대비 41% 감소했습니다.
산업은행은 강석훈 회장 취임 이후 본점 부산 이전이 추진되면서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줄퇴사가 이어졌는데요. 작년 총선 이후 부산행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자 퇴사율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산업은행 자발적 퇴사자(임금피크, 명예퇴직 제외)는 총 51명으로 전년(87명) 대비 41.4% 줄었습니다.
직전까지 산은 퇴사자는 2020년 37명, 2021년 46명에서 2022년 97명, 2023년 87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이 취임한 2022년부터 퇴사자는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강 회장이 국정과제를 명분으로 산은 부산 이전을 추진하자 직원들이 산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2022년과 2023년 퇴사자 중 80%는 부산 이전 이슈로 인해 산은을 나갔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20·30대 젊은 직원들의 퇴사가 급증했습니다.
주로 20대 중반~40대 초반 직원들로 구성된 산은 4·5급 실무진 퇴사자는 2022~2023년 동안 총 115명에 달합니다.
2020~2021년에는 34명이었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선거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친 강 회장은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적극적으로 부산 이전에 나섰습니다.
지난 2023년 1월엔 지역성장 부문(지역성장지원실, 동남권투자금융센터)을 부산으로 이전, 해양산업금융 2실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본점 직원 84명을 부산으로 내려보냈습니다.
강 회장의 부산 이전이 촉발시킨 산은 퇴사 러시는 지난해 한 풀 꺾였습니다.
작년 4월 22대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자 윤석열씨의 국정과제인 산은 부산 이전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작년 총선 이후인 5월부터 12월까지 산은 퇴사자 수는 32명으로 같은 기간 2022년(81명), 2023년(56명) 대비 낮은 퇴사율을 보였습니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산은 직원들 사이에서 부산 이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퇴사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까지 노조가 면담한 퇴사자들은 대부분 부산 이전을 이유로 퇴사 한다고 말한 반면, 작년 퇴사자들은 부산 이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해 이를 이유로 삼지 않았으며 대신 회사 문화, 급여, 경직된 조직 문화 등을 이유로 퇴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씨가 정한 국정과제인 산은 부산 이전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사실상 무산됐단 평가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강 회장은 최근 부산 이전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는데요. 동력을 상실한 부산 이전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부산 이전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완전히 끝난 건 아니고 여전히 지방 이전 대상 기관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언제든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으니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산업은행 퇴사자 수가 전년 대비 41% 감소한 원인으로 낮아진 부산행 가능성이 꼽힌다.
(사진=산업은행)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