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법칙을 나타내는 이미지. (사진=구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으로 최대 수혜가 전망되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지연과 결항을 반복하면서 승객들의 불편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연 및 결항 원인이 기체 결함으로 꼽히면서 ‘안전’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에선 빠듯한 운항 스케줄에 넉넉하지 않은 기체를 투입하다 보니 기체 점검 시간이 부족한 데다, 인력마저 부족한 점도 지연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최근 3개월간 티웨이항공이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지연되거나 최종 목적지 공항이 아닌 다른 공항으로 회항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8일은 6시간 이내 단거리 운항 업력만 쌓아온 티웨이가 처음으로 14시간 이상의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첫 날이었습니다.
이날 티웨이는 인천~파리 노선 TW402편 운항을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파리 첫 비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체 결함으로 21시간 출발이 지연됐습니다.
지난 9월 10일엔 제주에서 김포로 오던 TW732편이 기체 결함으로 결항됐습니다.
지난달 1일에는 후쿠오카에서 인천으로 출발예정이던 TW292편이 기체 결함으로 또 8시간 지연됐습니다.
같은달 4일엔 김포~제주 TW723편이 이륙 직후 기내에서 연기 발생으로 이륙 24분 만에 다시 김포공항으로 회항했습니다.
지연되거나 결항된 공통 이유는 ‘기체 결함’입니다.
기체 결함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부품 훼손, 유압기 계통 문제 발생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항공기의 기계 부분에는 다른 기계들보다 훨씬 더 공학적으로 최첨단인 기술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천둥 번개, 비, 조류 충돌 등과 같은 외부 요인에 항시 노출되는 게 항공기인 만큼 항공사들은 매 운항을 마치고 나서 감항성(항공기 또는 항공기 장비품이 항공에 적합한 안전성의 기준을 충족시킨 상태)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체 점검을 합니다.
그런데 최근 티웨이항공의 잇따른 기체 결함이 발생하자 일각에선 빠듯한 운항 스케줄에 넉넉하지 않은 기재를 투입하고 이로 인해 운항정비사들이 기체를 충분히 점검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보는 시각도 일부 존재합니다.
또 정비 인력도 부족하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올해 2분기 기준 티웨이항공이 운영 중인 기재는 6시간 이내 운항이 가능한 보잉737-800NG 27대, B737-8MAX 2대이며, 한 번에 10시간을 날아갈 수 있는 A330-300 3대, 14시간 비행 가능한 A330-200 1대로 총 33대입니다.
여기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조건부 승인 충족을 위해 대한항공이 유럽 노선에 대한 슬롯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해야 해, 대한항공으로부터 앞으로 6대 항공기가 더 지원됩니다.
하지만 지원을 받더라도 40대가 되지 않은 기단으로 티웨이가 인천에서 12시간 이상 걸리는 유럽 4개 노선(파리, 로마,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은 물론 동남아시아, 일본, 중국 등 노선을 커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국내 한 항공사 운항승무원은 “기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운항 스케줄이 빠듯하다 보니 안전 점검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공업계 종사자는 항상 ‘하인리히 법칙’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1건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29개의 경미한 사고와 300개의 잠재적 사고가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최근 티웨이항공의 기체 결함으로 인한 지연 및 결항이 잇따라 발생하는 만큼, 주무부처 국토부는 좀 더 면밀하게 회사의 경영 상황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