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하고 시중은행들이 그간 막았던 가계대출 영업을 재개했지만, 대출 문턱이 낮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금융당국이 올해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키로 한데다 하반기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를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이 한껏 올려놓은 대출금리 자체는 점진적으로 내려가겠지만, 대출 규제 강화 기조로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DSR 3단계' 추가 규제 예고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새해 들어 그간 조여왔던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이달부터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거치식 상품 운영을 재개하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 제한도 완화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생활안정자금대출 최대한도를 2억원으로 확대하고 비대면 가계대출 판매를 재개했습니다.
하나은행 역시 비대면 대출 영업을 재개했고 신한은행은 주담대 한도를 확대했습니다.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빗장을 푼 이유는 올해부터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새로 생기면서 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 여유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지난해 초 은행으로부터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받았습니다.
은행들은 작년 8월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며 조기에 대출 한도를 소진한 바 있습니다.
다만 금융당국이 올해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은행들이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당국은 특히 올해부터는 은행권 가계대출 현황을 월별·분기별로 점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간 은행권은 1년 동안 공급할 가계대출을 상반기에 집중 공급해 왔습니다.
지난해 역시 하반기에 대출 절벽이 심화돼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분기별 또는 월별로 가계대출 현황을 점검하기로 한 만큼 은행들이 이전처럼 바로 대출을 풀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인 대출 규제 장치인 스트레스 DSR 3단계도 오는 7월부터 시행됩니다.
스트레스 DSR은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을 고려해 DSR 산정 시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2월과 9월 각각 1단계 0.35%, 2단계 0.75% 가산금리를 부여하는 스트레스 DSR을 시행했고 오는 7월엔 3단계 1.5%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특히 3단계 스트레스 DSR은 모든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기타·대출에 적용됩니다.
은행권의 주담대·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에 국한됐던 스트레스 금리가 모든 가계대출로 확대됩니다.
대출금리와 대출한도가 올라가는 셈인데요. 은행들이 지난해 적용한 가산금리를 낮추고 대출한도를 늘려도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2단계에서 3단계로 강화된다.
(사진= 뉴스토마토)
대출금리 점진적 인하 전망
그런데도 고공행진 중인 대출금리는 앞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기 위험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어 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은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 안정세를 이어가고 성장의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동시에 금융 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빠르면 이달부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하향 조정한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1월에 바로 추가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금리를 묶은 후 작년 10월과 11월 연달아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3.00%입니다.
한국은행이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대출 금리는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와 경제 불확실성 확대 여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정금리 주담대의 준거 금리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달 27일 기준 3.109%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해 11월 28일 은행채 금리는 3.00%였는데요.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은행채 금리가 더 오른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3.49~5.89%로, 지난달 10일 대비 상하단 모두 0.15%포인트 올랐습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흐름에 따라 다음 달부터는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고정형 주담대의 조달 원가인 은행채 금리가 지난 11월 대비 12월 낮아진 데다 올해부터는 은행이 가계대출을 새로 시작하면서 대출금리 인하 면에서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작년의 경우 수도권 주택 거래가 늘면서 가계대출도 급증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나 탄핵 정국 등으로 미뤄 올해에는 주택담보대출이 그만큼 증가할 요인이 없다"며 "은행으로서는 일정 이익을 유지하려면 가계대출을 늘려야 하는 만큼 연초부터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는 경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흐름에 따라 다음달부터는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newstomato.com | 문성주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키로 한데다 하반기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를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이 한껏 올려놓은 대출금리 자체는 점진적으로 내려가겠지만, 대출 규제 강화 기조로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DSR 3단계' 추가 규제 예고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새해 들어 그간 조여왔던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이달부터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거치식 상품 운영을 재개하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 제한도 완화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생활안정자금대출 최대한도를 2억원으로 확대하고 비대면 가계대출 판매를 재개했습니다.
하나은행 역시 비대면 대출 영업을 재개했고 신한은행은 주담대 한도를 확대했습니다.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빗장을 푼 이유는 올해부터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새로 생기면서 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 여유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지난해 초 은행으로부터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받았습니다.
은행들은 작년 8월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며 조기에 대출 한도를 소진한 바 있습니다.
다만 금융당국이 올해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은행들이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당국은 특히 올해부터는 은행권 가계대출 현황을 월별·분기별로 점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간 은행권은 1년 동안 공급할 가계대출을 상반기에 집중 공급해 왔습니다.
지난해 역시 하반기에 대출 절벽이 심화돼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분기별 또는 월별로 가계대출 현황을 점검하기로 한 만큼 은행들이 이전처럼 바로 대출을 풀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인 대출 규제 장치인 스트레스 DSR 3단계도 오는 7월부터 시행됩니다.
스트레스 DSR은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을 고려해 DSR 산정 시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2월과 9월 각각 1단계 0.35%, 2단계 0.75% 가산금리를 부여하는 스트레스 DSR을 시행했고 오는 7월엔 3단계 1.5%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특히 3단계 스트레스 DSR은 모든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기타·대출에 적용됩니다.
은행권의 주담대·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에 국한됐던 스트레스 금리가 모든 가계대출로 확대됩니다.
대출금리와 대출한도가 올라가는 셈인데요. 은행들이 지난해 적용한 가산금리를 낮추고 대출한도를 늘려도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2단계에서 3단계로 강화된다.
(사진= 뉴스토마토)
대출금리 점진적 인하 전망
그런데도 고공행진 중인 대출금리는 앞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기 위험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어 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은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 안정세를 이어가고 성장의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동시에 금융 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빠르면 이달부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하향 조정한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1월에 바로 추가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금리를 묶은 후 작년 10월과 11월 연달아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3.00%입니다.
한국은행이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대출 금리는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와 경제 불확실성 확대 여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정금리 주담대의 준거 금리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달 27일 기준 3.109%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해 11월 28일 은행채 금리는 3.00%였는데요.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은행채 금리가 더 오른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3.49~5.89%로, 지난달 10일 대비 상하단 모두 0.15%포인트 올랐습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흐름에 따라 다음 달부터는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고정형 주담대의 조달 원가인 은행채 금리가 지난 11월 대비 12월 낮아진 데다 올해부터는 은행이 가계대출을 새로 시작하면서 대출금리 인하 면에서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작년의 경우 수도권 주택 거래가 늘면서 가계대출도 급증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나 탄핵 정국 등으로 미뤄 올해에는 주택담보대출이 그만큼 증가할 요인이 없다"며 "은행으로서는 일정 이익을 유지하려면 가계대출을 늘려야 하는 만큼 연초부터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는 경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흐름에 따라 다음달부터는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