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증가세 둔화가 우려되는 수출과 관련해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내수에 대해서는 부진하다는 진단을 유지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 '내수 회복 조짐'을 강조하는 정부와는 또다시 엇갈린 평가인데요. KDI는 지난해 12월 내수가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은 이후 1년째 같은 진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수 회복 등 경기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통상·무역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더 커졌기 때문인데요. 관세 폭탄을 예고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내년 한국 경제 성장도 어둡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건설경기 '꽁꽁'…내수부진 '긴 터널'
KDI는 6일 '경제동향 1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양호한 수출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며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KDI는 지난해 12월부터 12개월 연속 '내수 부진' 평가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올해 5월부터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진단해 온 정부 평가와는 정반대 판단입니다.
KDI가 내수 부진의 판단을 유지한 배경에는 우선 상품 소비가 꼽힙니다.
KDI는 "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진단했는데요. 실제 9월 소매판매는 승용차가 생산 차질 완화에 따라 증가했지만, 음식료품·의복·화장품 등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또 서비스 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소비 지표는 감소했습니다.
무엇보다 건설투자의 위축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는데요. KDI는 "일부 선행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9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부문 영향에 5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특히 건설 수주와 주택 착공 등 일부 선행 지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는 있으나, 시차를 두고 실제 성적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도 뒤따랐습니다.
다만 KDI는 설비투자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반도체 설비투자는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하며 수출 호조세의 영향이 내수 경기에 점차 반영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긍정적으로 언급했습니다.
9월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투자 급증에 힘입어 8월에 이어 9월(6.1%)에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내년 성장도 '둔화'
문제는 향후 전망입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내수 회복이 더딘 상태에서 수출 증가세 둔화 경고음마저 나오는 상황인데요.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요인이 겹치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입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중심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KDI 역시 "무역분쟁 우려가 지속되는 등 하방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는데요.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1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 분쟁 확산 우려, 원자재 가격 변동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어둡게 내다보며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인데요. KDI는 오는 12일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습니다.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0.5%)를 한참 밑도는 0.1% 성장에 그치면서 KDI가 올해 전망치를 추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내년 성장률 역시 둔화가 불가피하면서 기존 전망보다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2% 전후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 조정의 가장 주된 요인은 수출 경기 조정에 대한 우려"라면서도 "다만 미국과 중국 성장률 조정 전망을 감안하면 성장률 둔화 폭이 크지 않고 여전히 2% 전후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여전히 내수"라면서 "지속되는 긴축 재정은 내수 회복에 계속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경기의 온도 차이는 여전히 크고 격차는 더 확대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newstomato.com | 박진아 기자
지난 5월부터 '내수 회복 조짐'을 강조하는 정부와는 또다시 엇갈린 평가인데요. KDI는 지난해 12월 내수가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은 이후 1년째 같은 진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수 회복 등 경기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통상·무역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더 커졌기 때문인데요. 관세 폭탄을 예고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내년 한국 경제 성장도 어둡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건설경기 '꽁꽁'…내수부진 '긴 터널'
KDI는 6일 '경제동향 1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양호한 수출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며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KDI는 지난해 12월부터 12개월 연속 '내수 부진' 평가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올해 5월부터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진단해 온 정부 평가와는 정반대 판단입니다.
KDI가 내수 부진의 판단을 유지한 배경에는 우선 상품 소비가 꼽힙니다.
KDI는 "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진단했는데요. 실제 9월 소매판매는 승용차가 생산 차질 완화에 따라 증가했지만, 음식료품·의복·화장품 등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또 서비스 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소비 지표는 감소했습니다.
무엇보다 건설투자의 위축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는데요. KDI는 "일부 선행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9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부문 영향에 5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특히 건설 수주와 주택 착공 등 일부 선행 지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는 있으나, 시차를 두고 실제 성적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도 뒤따랐습니다.
다만 KDI는 설비투자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반도체 설비투자는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하며 수출 호조세의 영향이 내수 경기에 점차 반영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긍정적으로 언급했습니다.
9월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투자 급증에 힘입어 8월에 이어 9월(6.1%)에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내년 성장도 '둔화'
문제는 향후 전망입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내수 회복이 더딘 상태에서 수출 증가세 둔화 경고음마저 나오는 상황인데요.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요인이 겹치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입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중심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KDI 역시 "무역분쟁 우려가 지속되는 등 하방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는데요.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1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 분쟁 확산 우려, 원자재 가격 변동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어둡게 내다보며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인데요. KDI는 오는 12일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습니다.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0.5%)를 한참 밑도는 0.1% 성장에 그치면서 KDI가 올해 전망치를 추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내년 성장률 역시 둔화가 불가피하면서 기존 전망보다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2% 전후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 조정의 가장 주된 요인은 수출 경기 조정에 대한 우려"라면서도 "다만 미국과 중국 성장률 조정 전망을 감안하면 성장률 둔화 폭이 크지 않고 여전히 2% 전후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여전히 내수"라면서 "지속되는 긴축 재정은 내수 회복에 계속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경기의 온도 차이는 여전히 크고 격차는 더 확대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