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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포장김치도 품절…확산되는 김치대란


 

[뉴스토마토 김충범·김성은 기자] 최근 1개월 새 배추 가격이 50% 가까이 오르면서 김치대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배추 작황 악화로 배추 물량이 크게 감소한 까닭인데요. 치솟은 배추 값에 김장 대신 포장김치에 눈을 돌리려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 상품 역시 빠르게 품절되고 있어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배추 가격은 1포기 당 9662원으로 불과 5일 전인 25일 9383원보다 2.97% 올랐습니다.

또 1개월 전(6538원) 대비로는 무려 47.78%나 급등했는데요.

 

근래 배추 가격이 치솟은 데는 추석 직후 집중 호우가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는데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시작된 집중 호우로 침수된 전국 배추밭 면적은 667㏊(헥타르·1㏊는 1만㎡)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축구장 900개가 넘는 넓이이며, 올해 가을배추 재배 면적 예상치인 1만2870ha의 5.2%에 이릅니다.

 

이처럼 배추 가격 자체가 상승하면서 포장김치를 찾는 수요층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위 김치 업체 제품들의 매출 역시 뚜렷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의 경우 지난 8월 배추김치(포기배추김치·썰은배추김치) 매출은 1년 전보다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배추 가격 폭등이 더 심했던 지난달에는 둘째 주까지 배추김치 매출이 전년 대비 14% 늘었습니다.

 

또 대상의 '종가' 김치는 지난 8월 전체 김치 매출이 1년 전 대비 14% 증가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종가 포기김치', '종가 전라도포기김치', '종가 맛김치' 등 배추김치 매출은 17%나 신장했는데요.

 

문제는 이들 포기김치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대상의 공식 자사몰인 '정원e샵'에서는 판매되는 종가 포기김치 상당수는 현재 품절 상태입니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의 'CJ더마켓'에서 판매되는 비비고 포기김치 역시 품절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마트, 편의점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의 포기김치 판매량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이마트 포기김치 판매량은 1년 새 10%, 롯데마트는 5%가량 증가했습니다.

아울러 지난달 GS25의 포기김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6% 상승했습니다.

 

주부인 김모씨(45·여)는 "배추 가격이 워낙 올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포기김치를 사려 해도, 이마저도 물량이 없어 난감하다"며 "추후 정부 수급 상황 소식에 따라 김치를 조금씩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추가 공급량 1만톤 확보하겠다는 정부…대란 잡힐지는 미지수

 

이처럼 배추 가격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정부도 방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정부는 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최근 내수경기 점검 및 대응 방향'을 통해, 가을배추 정부 가용물량 조기 출하(6000톤)와 수입 확대(4100톤) 등을 통해 추가 공급량을 1만톤 이상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배추를 비롯해 무, 당근 및 수입 과일 전 품목의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정부는 중국에서 배추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중국산 배추 수입은 지난 2010년, 2011년, 2012년, 2022년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중국 배추는 지난달 27일 경기 이천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천비축기지에 16톤 정도의 물량이 입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김치대란이 진정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배추의 경우 수급뿐만 아니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많아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최근 평균 기온이 점차 내려가면서 배추 생육 환경이 좋아져, 당장 이번 주 배추 가격은 수도권 전통시장 기준 1포기 2만원에서 1만4000원으로 내렸다"며 "날이 선선해지며 배추 수확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나머지 요소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통상 김장 배추는 수분을 빼기 위해 일반 배추보다 15~20일 정도 더 키우는데, 지난달 심은 배추의 경우 폭염과 폭우 등으로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농가에서 추가 재배를 얼마나 하는지, 향후 날씨 기복이 없는지 등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치대란 사태 이전 선제적 방안 마련 미흡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농산물 수입 전 정부가 나서 재배가 어떤 식으로 됐고 그 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미리 안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수입해 온 중국산 배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는데요. 중국 배추는 식자재 업체, 외식 업체, 수출용 김치 업체에 공급되는 용도로 쓰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은희 교수는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지만 절임 배추가 아니라 신선 배추이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수입 확대에 따른 국내 농민들이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김치 매대에 놓인 포장김치들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김성은 기자 acechung@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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